전자정보 재료 부문의 국내 최고 기업인 이녹스의 장철규(50) 사장은 회사를 소개할 때 늘 세 가지를 강조한다. 반도체소재(INNOSEM)와 디스플레이소재(INNOTAC), 그리고 연성회로기판소재(INNOFLEX) 등 3개 부문에서 10여종의 소재를 개발했는데 이것이 모두 ▦국내 최초였고 ▦일본 소재를 대체했으며 ▦회사 기술인력들이 100% 해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 사장은 30여명에 달하는 연구인력이 ‘진정한 애국자’라고 말한다. 국내 대기업이 과거 전적으로 일본 소재에 의존한 관계로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제품 서비스 차원에서 난감한 점이 많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게 됐다는 자부심의 표현이다. 회사 기술력이 대내외에서 인정받으면서 유수의 국내 대기업이 자진해 공동 연구개발을 제의할 정도가 됐다. 현재 반도체 칩을 리드프레임 위에 접착하는 데 사용하는 LOC 테이프로 대표되는 이노셈 사업과 회로보호용 접착 필름인 커버레이(Coverlay) 등 연성회로기판(FPCB) 소재인 이노플렉스 사업이 각각 매출의 30%와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PDPㆍLCD에 들어가는 소재인 PDP 필터 등을 LG마이크론에 본격 납품할 예정이어서 3개 사업 부문이 균형을 갖춰나갈 전망이다. 장 사장은 “시작은 반도체 소재로 했고 성장은 연성회로기판으로 했다면 앞으로는 디스플레이 영역에서 더욱 분발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장 사장을 비롯해 연구개발 부문 책임자인 장경호 사장 등 핵심 인력들은 모두 새한 출신. 새한이 전자정보 소재 사업을 추진하다 워크아웃으로 사업이 중단되면서 지난 2001년 새한마이크로닉스를 설립, 오늘에 이르게 됐다. 사명은 과거를 털어내고 새로 도약하자는 차원에서 지난 2005년 이녹스로 바꿨다. 매출과 영업이익도 ▦2004년 149억원, 31억원 ▦2005년 215억원, 38억원 ▦2006년 350억원, 55억원(전망치) 등으로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올해는 홍콩과 중국에 해외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안성의 제2공장도 본격 가동하면서 재도약을 맞고 있다. 중국 등 해외 부문에서 올해 4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는 상태. 내년께 해외법인 매출이 100억원으로 커지면 해외에 생산법인도 설립할 방침이다. 특히 오는 10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함으로써 회사의 성장에 이정표를 세운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는 “이르면 2008년 매출 1,000억원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며 “부품소재 국산화를 통해 국내에서 유일한 세계 수준의 전기ㆍ전자ㆍ정보용 고분자 재료 전문 메이커로 성장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