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비밀문' 앞에 선 외환銀 헐값매입 수사

검찰 '외환은행 BIS비율 조작설' 규명에 주력

'비밀문' 앞에 선 외환銀 헐값매입 수사 검찰 '외환은행 BIS비율 조작설' 규명에 주력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관련기사 • 외환銀 BIS 비율 조작 조직적으로 이뤄졌나 • '외환은행 BIS비율 조작' 단서 포착 • 외환銀 인수, '검은머리 외국인'이 조정? 론스타 비리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당초 론스타의 탈세와 외환도피 혐의에 주력한다는 방침에서 급선회해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사건의 `비밀의 문' 앞으로 성큼 다가섰다. 검찰은 외환은행 경영전략부장 출신으로 2003년 8월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할 당시 매각 태크스포스(TF) 팀장이었던 전용준씨를 긴급체포한 뒤 BIS(국제결제은행)비율 조작 의혹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외환은행 BIS비율 조작설'은 2003년 매각 당시 외환은행이 금감위에 제출한 BIS비율 연말 전망치와 같은날 외환은행 이사회에 보고한 전망치가 각각 6.16%와 10.0%로 다르고 그 과정에 인위적인 조작이 있었다는 게 골자다. 2003년 7월 21일 금감위에 수신된 팩스 5장에는 `외환은행이 연말까지 외자유치를 못한 상황에서 부실자산 충당금 1조7천억원을 쌓으면 자기자본비율이 6.16%로,충당금을 1조원 쌓으면 9.33%로 떨어진다'고 씌어있었다. 금감위는 이 팩스 보고서를 토대로 7월 25일 "외환은행은 비관적 상황에서 BIS비율이 6.16%로 떨어져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금융회사가 아닌 투자자도인수할 수 있다"는 판정을 내려 사실상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허가해줬다. 은행법상 금융회사가 아닌 투자자가 은행을 인수하려면 인수대상 은행이 BIS 비율 8% 미만의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거나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야 하는데 외환은행의 BIS 비율이 8% 이상이면 론스타가 인수할 수 없다. 외환은행측은 "이사회에 보고된 BIS 비율 10.0%는 경영을 통해 달성코자 하는목표 설정치라서 다소 상향되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잠재적 경영 위험에 대비하고자하는 비관적 시나리오와는 그 전제가 다르다"고 해명한다. 문제는 이 팩스 보고서 작성자인 허모 차장은 지병인 간질환으로 숨졌고 외환은행 내에는 BIS 비율 전망치를 6.16%로 산출한 근거자료가 전혀 남아있지 않아 BIS조작 의혹과 외환은행측 해명의 진위를 명확히 가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이 허 차장의 직속상관인 전용준씨의 신병을 확보한 데다 전씨가 팩스 보고서 작성 책임을 허 차장에게 미루지 않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BIS 비율 조작의혹이 예상보다 조기에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전씨는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 수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인물이며 수사 초기 단계에서 전씨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게 다행이라고생각한다"며 전씨 조사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채 기획관은 BIS 비율 조작 문제는 감사원 감사 대상이 아니냐는 질문에도 "감사원은 아직 전씨를 조사하지 못했다"며 "감사결과가 정확히 나올 수 있게 하겠다"고 말해 검찰이 이 부분 조사를 빠른 속도로 진행할 것임을 내비쳤다. 검찰은 현재 2003년 당시 외환은행 매각 자문을 맡았던 엘리어트홀딩스 계좌에서 빠져나간 6억원 가운데 수억원이 전씨 차명계좌에 들어간 사실이 BIS 비율 조작과 관련이 있지 않은지 의심하고 있다. 따라서 검찰은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하려는 전체적인 시나리오 속에서 외환은행 매각 실무를 총괄하는 전씨에게 `검은 돈'이 건네지고 전씨가 `비관적 시나리오'와 `경영 목표치'를 고의로 교란해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을 가능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전씨가 박순풍 엘리어트홀딩스 대표는 물론, 2003년 매각 당시 외환은행장이었던 이강원 한국투자공사 사장과 같은 서울고 동문인 점도 검찰 수사에 감안될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전씨 조사에서 `의미있는 진술'을 확보하고 전씨와 박씨의 계좌추적을통해 미심쩍은 돈 흐름의 최종 도달처를 파악하면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사건 수사는 당시 외환은행 고위층과 금융당국으로까지 확대되면서 비밀의 문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입력시간 : 2006/04/1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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