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1만호특집/채권시장의 선진화] 채권시장 발전과제

기고 : 금융감독원 감독8국장 이갑수(李甲洙)기업이 증권시장을 통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주요 수단으로는 증자를 하거나 채권을 발행하는 방법이 있다. 우리 나라 기업의 경우에는 주식발행보다는 채권발행 쪽을 선호하여 후자의 규모가 통상 전자의 4배에 달하고 있다. 또 우리 경제가 IMF체제를 거치는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금융기관의 회사채 지급보증업무가 대폭 축소되어 98년에는 무보증사채가 신규발행 회사채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이 저렴한 비용으로 채권을 발행하기 위하여는 발행된 채권이 원활하게 유통될 수 있는 시장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경우 채권유통시장이 아직 잘 발달되어 있지 않아 기업이 채권을 발행할 때 유동성 위험(팔고 싶을 때 팔고, 사고 싶을 때 살 수 있는)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등 외국에 비해 높은 발행비용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채권유통시장 제도를 정비하여 기업발행 사채(社債)가 투자자들간에 원활하게 거래가 될 수 있도록 유동성을 부여할 경우에는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휠씬 절감될 것이기 때문에 채권유통시장 활성화 문제는 우리 증권시장의 주요 과제가 되어 왔다. 그동안 정부와 금융감독원은 채권 유통시장 활성화를 위하여 상환위험이 전혀 없는 국채를 지표채권으로 만들어 이를 중심으로 채권 유통체제를 조직화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매월 정기적으로 국고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이를 시행하고 있다. 금년 7월부터는 국채전문딜러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증권거래소에 국채전문유통시장을 만들어 딜러간의 국채 거래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이와 병행하여 증권예탁원에서는 채권거래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하여 장외결제시스템을 구축하였고 이를 한국은행 결제시스템(BOK WIRE)과 연결시키는 문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금감원은 채권유통시장 활성화를 위하여 채권딜러의 포지션조절 및 자금조달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기관간 환매채(RP)제도 및 채권대차거래제도를 정비하는 문제, 딜러간 거래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딜러간 전문중개회사(IDB)를 설립하는 문제, 채권 신용평가 제도의 신뢰도를 제고하는 문제 등에 대한 제도적 보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원활화와 기업구조조정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하여 투기등급채권(정크본드) 발행 및 유통을 활성화하는 문제도 추진하여야 할 주요 과제이다. 또 채권시장 활성화를 위하여 꼭 필요한 것으로서는 채권 선물을 상장시켜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문제가 있다. 채권선물은 채권 투자자들이 금리변동위험을 회피(헷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필요할 뿐만 아니라, 선물거래를 활성화시킬 경우에는 현물시장의 깊이와 폭을 넓히는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제도이다. 이러한 모든 과제는 단순히 제도의 입안만으로 하루아침에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또한 어느 한 기관이 주도한다고 추진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모든 관계기관들이 유기적으로 협조하여 가능한 한 단기간에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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