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넷라이프] 돈벌고 싶으면 '포르노사이트' 배워라

포르노 사이트는 인터넷에서 컨텐츠로 돈을 버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MP3 음악파일 사이트는 저작권 계약을 체결하느라 많은 비용이 든다. 유료로 운영되는 언론사 사이트 역시 수많은 기자들에게 급료를 줘야 한다.반면, 포르노 사이트는 손님만 잘 끌어들이면 단번에 돈방석에 앉을 수 있다. 「땅짚고 헤엄치는」사업이다. 실제로 「WALLSTREET.COM」과 「WHITEHOUSE.COM」이라는 포르노 사이트는 올해 안에 나스닥에 등록하겠다고 공언할 정도. 인기 사이트들은 자본수익율로 따지면 야후나 아마존이 상대도 안된다. 「품위」가 문제지, 「돈버는 효율」로 치면 최고의 인터넷 비즈니스가 포르노다. 황금이 굴러다니다 보니 경쟁 또한 치열하다. 재미 삼아 검색엔진에서 「SEX」라는 단어를 쳐보면 얼마나 많은 포르노 사이트들이 우글거리는지 알 수 있다. 네티즌의 입장에서는 「신나는 놀이터」가 그만큼 많다는 뜻. 하지만 포르노 사이트 운영자들에게는 피말리는 「전장」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포르노 사이트들은 저마다 강력한 마케팅 파워를 갖췄다고 보면 된다. 제공하는 컨텐츠의 도덕적 가치평가를 유보하고, 사이트의 구성과 컨텐츠의 품질만 보면 그 어떤 상업용 사이트에도 뒤지지 않는다. 그들이 구사하는 마케팅 기법 중에는 치사한 호객행위에 지나지 않는 것도 있다. 하지만 한 번 쯤 주목할 만한 기법도 많다. 인터넷 상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마케팅」과 「호객」은 결국 같은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매일 새로운 포르노 사이트 포르노 사이트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업데이트」를 한다. 매일 새로운 내용을 제공하니 고객은 매일 방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일간신문 사이트를 제외하면 포르노 사이트 만큼 업데이트 주기가 빠른 것도 없다. 그러다 보니 여러 사이트를 돌면서 새로 바뀐 사진만 모아서 보여주는 사이트도 생겼다. 어떤 분야에서나 「부지런함」은 최대의 무기다. ◇멀리 보고 장사한다 포르노 사이트에는 공짜 손님도 많다. 몇개씩 맛봬기로 보여주는 사진들만 보고 떠나는 고객들이다. 그러나 포르노 사이트들은 이들에게도 매일 「먹이」를 제공한다. 「사이트를 찾는 모든 네티즌은 장기적으로 내 고객」이라는 생각에서다. 방문객에게 어떤 형태로는 혜택을 주는 방식은 고객을 붙잡아 두는 가장 좋은 길이다. ◇경쟁자도 넓게 보면 동업자 한번 포르노 사이트에 걸려 들면 여간해서는 빠져 나가기가 어렵다. 심리적으로 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그렇다. 나가는 단추를 누르면 자동으로 또 다른 포르노사이트로 연결된다. 사이트마다 다른 포르노 사이트를 선전하는 배너광고로 도배한다. 자기 사이트로 들어오라는 건지, 다른 곳으로 나가라는 건지도 분간하기 어렵다. 쇼핑몰과 같은 다른 사이트로 나가게 하느니 차라리 동업자에게로 보낸다는 「공생의식」이 철저하다. 그러다 보면 내 사이트에도 그런 식으로 손님이 찾아오게 된다는 생각이다. 고객을 여기저기로 패스하면서 결국 지갑을 열게 하는 끈질긴 방법이다. ◇신기술만이 살 길 포르노 사이트는 멀티미디어를 실험하는 가장 좋은 공간이다. 음성·동영상·입체화면 등 다양한 기술이 포르노 사이트에서 먼저 구현된다. 그 시험결과(?)가 쇼핑몰 등 다른 곳으로 전파된다. 그만큼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 살아남기 위해 적극적으로 신기술을 흡수한다는 점도 포르노 사이트가 던지는 교훈이다. 이진우기자MALLI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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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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