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여전한 의약품 거래의약품 거래질서 극도로 혼탁
의료계와 제약업계간 고질적 병폐인 의약품 거래시 리베이트 관행이 의약분업 파행을 틈타 기승을 부리고 있다.
18일 대한약사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약사, 도매업체, 의료기관간의 의약품 거래시 약을 덤으로 주던 할증관행은 사라진 반면 리베이트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상당수 제약사들은 병·의원과 약국 등에 제품 판매액의 무려 20% 정도를 리베이트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처방전이 리베이트 지급의 근거자료로 악용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즉 처방전 건수에 따라 제약사들은 병·의원에 일정액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C제약 관계자는 『분업시행 이후 발행되기 시작한 처방전을 근거로 자사제품의 사용여부를 확인한 후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며 『중소업체인 D사, S사 등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이 의원 및 병원에 보관된 처방전를 확인해 자사제품 사용량에 따라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제약사들은 병·의원 주변 대형 문전약국들에 직접 제품을 공급한 뒤 판매실적에 따라 리베이트를 지급하는 새로운 형태도 나타나고 있다.
이밖에 도매업체 등을 통해 의료기관 등에 금품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D제약 관계자는 실거래가 상환제의 허점을 노린 불공정 거래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며 『의보약가가 크게 인하돼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업체들의 부당거래는 업계를 공멸로 몰고 가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일부 도매업체들도 약국에 마진의 일부를 떼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매업계 관계자는 『처방약까지 불공정거래를 한다면 도매업계의 앞날을 극히 어두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처럼 심각한 수준으로 확대되자 관련 단체들이 일제히 내부단속에 돌입했다. 한국제약협회는 최근 회원사에 「의료보험용 의약품 거래에 관한 공정경쟁규약」준수를 요청했다. 협회는 위반한 제약사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약사회는 최근 회원상대 여론조사 결과 D제약, S제약, K제약, Y제약, M제약 등 6개업체가 의약품 공급과 관련 폭리를 취하고 이중 일부를 리베이트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사회에 따르면 이들 회사 제품의 대부분은 병·의원에 500∼1,000%의 할증영업을 해왔음에도 분업시행 후 기준약가대로 출하, 사실상 500% 이상의 폭리를 취해왔다. 약사회는 이같은 거래를 통해 발생되는 이익금으로 처방 의료기관에 15∼40%의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약사회는 문제품목들에 대한 근거자료를 확보, 정부에 보험약가 인하조치를 강력히 건의할 방침이다.
김태현기자THKIM@SED.CO.KR
입력시간 2000/09/18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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