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장기 파업 여파로 해외 최대 생산기지인 러시아 공장과 이집트, 말레이시아 공장이 잇달아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가 주력 해외 생산기지로 육성하고 있는 중국과 터키공장도 핵심부품 고갈사태로 8월초 가동을 중단할 위기에 처해 해외 생산망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현대차가 8월중 예정하고 있는 5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채권 발행도 파업이 이어질 경우 연기할 수밖에 없어 파업이 내수와 수출(해외생산), 외자조달 등에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불러오고 있다.
27일 현대차에 따르면 장기 파업이 이어지면서 엔진, 트렌스미션, 차체 등 핵심 부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해 이달 중순부터 러시아(현지 생산능력 연 15만대), 이집트(1만2,000대), 말레이시아(2만대), 파키스탄(2만대) 등 4개 해외생산공장이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또 주력 해외 생산기지로 육성하고 있는 중국(5만대), 터키(6만대) 생산기지 역시 주요 부품이 고갈 직전이어서 8월초 생산활동을 멈출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임단협 타결 때까지 비상경영을 연장, 관리직 사원 중심으로 정상가동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40일 가까이 이어진 장기파업과 정기휴가(27일~8월3일)로 생산 공백을 매우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북핵 사태 등으로 산업은행이 외자조달을 연기하는 등 가뜩이나 국내 기업의 대외 신인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노조 파업까지 장기화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글로벌 채권 발행을 연기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측은 오는 8월4일~5일 사이 임단협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노조측이 주5일 근무제 즉각 실시 등에 대해 완고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휴가 직후에도 임단협이 원만하게 타결될지는 미지수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달 20일 이후 노조의 잔업ㆍ특근 거부와 부분ㆍ전면파업이 이어지면서 9만5,800여대의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해 1조2,676억원의 생산차질을 빚고 있다.
<김영기기자, 최인철기자 yo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