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소니 침체 탈출구가 안보인다

판매 부진에 환율부담까지 겹쳐… 영업익 7% 이상 줄듯


일본 최대 가전 수출업체인 소니가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 보도했다. 가뜩이나 텔레비전 등 주력 제품의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환율 부담까지 겹쳐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통신에 따르면 엔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이달 들어 10년 래 최저 수준인 1유로당 101.94엔까지 내려앉는 등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세 달 동안 낙폭은 무려 11%에 달한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계속되면서 유로화가 흔들리고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유럽을 최대 수출시장으로 삼고 있는 일부 일본 기업들은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전체 수익의 21%를 유럽에서 내고 있는 소니의 경우 엔ㆍ유로 환율이 1엔 하락할 때 마다 연간 영업이익은 60억엔씩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니는 지난 7월까지만 해도 내년 3월에 끝나는 2011회계연도에 연간 2,000억엔 정도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는 올 7월부터 내년 3월까지의 평균 엔ㆍ유로 환율을 115엔으로 가정했을 때의 얘기다. 지금과 같은 유로화 약세가 지속된다면 소니의 영업이익은 예상보다 7%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처럼 판매 부진에 환율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소니의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소니의 주가는 올 들어 49% 하락했다. 벤치마크인 닛케이225가 같은 기간 16%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거의 3배에 달한다. 구리하라 히로시 소니 재무책임자는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은 없다"며 "환율이 실적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유럽에서 사들여오는 부품도 별로 없어 유로화 약세에 따른 이익도 없는 상황"이라며 "제품 가격이라도 인상해야 하는데 한국기업과의 경쟁 때문에 그럴 수 도 없다"고 말했다. 판매 부진으로 해외 공장 폐쇄까지 단행한 소니가 환율 리스크에 단단히 발목 잡힌 셈이다. 통신은 유로화 약세가 소니 뿐만 아니라 닌텐도, 캐논 등의 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닌텐도의 경우 지난 2ㆍ4분기 전체 수익의 41%를 유럽에서 거뒀다. 캐논은 지난 해 판매량의 32%이 유럽에서 소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다케다 요지 RBC인베스트먼트의 펀드매니저는 "일본 기업들이 환율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유럽의 판매 비중이 높아서 힘든 상황"이라며 "유로화 가치의 가파른 하락은 일본 수출업체들에게 골칫거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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