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CEO와 차한잔] 신동식 KTNET 사장

"초일류 전자무역허브 만들것"<br>통관·물류 업무외에 공인인증 등도 실시간 처리<br>국내기업 비용 연간 4兆3,000억 절감효과 기대<br>"2015년 기업가치 5,000억원으로 끌어 올릴것"


“전자무역은 최근 환율하락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 중소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최근 원ㆍ엔 환율이 9년 만에 700원대로 떨어지는 등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신동식(55ㆍ사진)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 사장은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전자무역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3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신 사장은 국내 수출기업들이 현재 전자무역을 통해 줄이고 있는 무역업무 부대비용만 따져봐도 연간 2조5,000억원가량에 달한다며 수출업체들의 적극적인 활용을 당부했다. 신 사장이 이를 위해 각별히 신경 쓰는 것은 ‘u-TP(Ubiquitous Trade Platform)’ 구축이다. 무역의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처리하고 전자문서 보관, 공인인증, 전자무역의 글로벌 연계 등의 기능을 갖춘 초일류 전자무역 허브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그는 “u-TP가 완성될 2008년에는 1조8,000억원의 추가 경비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자무역 허브는 원스톱 무역 서비스 외에 국내 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 니즈(needs)까지 충족시키는 국가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국내 기업들이 전자무역망 활용으로 거두는 비용절감 효과만 연간 4조3,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전자무역 허브의 기반인 u-TP는 지금까지는 상역(수출입 관련 정부 위임업무)ㆍ외환ㆍ통관ㆍ물류 등을 처리하는 서비스에 국한됐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기능이 업그레이드되는데다 전자문서 보관, 공인인증, 글로벌 연계 등의 업무도 실시간으로 처리하게 된다. 신 사장은 이 같은 전망을 보다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전자무역 허브를 중심으로 한 ‘중장기 발전전략 혁신토론회’를 지난달 15~16일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전임직원을 대상으로 열었다. 내부혁신의 일환으로 개최된 토론회에서 모든 임직원은 전자무역 허브의 성공적인 구축과 운영방안 등을 주제로 새벽1시까지 열띤 토론을 펼쳤다. 신 사장은 “당시 전임직원이 가슴을 열고 진지하게 토론에 참여함으로써 KTNET과 한국 무역의 미래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게 됐다”면서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나에게 자신감을 갖게해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토론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막연하게 두렵다는 느낌을 가졌다고 기자에게 귀띔하기도 했다. 27년간의 공직생활을 뒤로하고 지난 7월에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맡은 그로서는 직원들과의 교감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토론에는 일가견이 있지만 CEO로서 젊은 정보기술(IT) 인력과의 대화가 처음에는 다소 부담스러웠을 법도 했다. 또 KTNET이 지난 91년 창립 이래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 같은 혁신토론회를 가진 적이 없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직원들의 열의에서 자신감을 얻은 신 사장은 혁신토론회에서 쏟아진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2011년까지의 비전과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초일류 전자무역 허브 구축’을 기본 목표로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신사업 발굴로 현재 1,126억원에 불과한 KTNET의 기업가치를 2015년까지 5,00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신 사장은 혁신토론회에 앞서 두 달 동안 무역 유관기관과 주요 고객사(무역업체)를 일일이 방문, 전자무역 허브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모든 무역업무를 원활하게 연계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공무원 신분에서는 찾아오는 손님만 맞이하다가 이제는 찾아가서 부탁하는 입장이 됐다”며 “갑과 을의 자리가 뒤바뀐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이 고객들을 찾아다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취임 초기보다 살이 붙은 그의 얼굴에서 그동안 잦은 저녁자리가 이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 사장은 발로 뛰는 현장경영을 실천하면서 얻은 아이디어와 조언 등을 바탕으로 회사의 신성장동력이 될 신규사업을 선정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신규사업을 선정하고 인큐베이팅하는 일은 회사의 미래를 결정짓는 일이기에 검토에 검토, 숙고에 숙고를 거듭하되 최대한 지연되지 않도록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KTNET가 염두에 두고 있는 신규사업은 u-TP의 한 축을 담당할 ▦공인전자문서 보관 사업과 ▦차세대 공인인증 사업 외에 ▦국제 B2B사업, ▦국내외 물류유통 고도화를 위한 RFID 접목 사업 등이다. 특히 자체 연구개발(R&D) 역량을 대폭 강화해 중장기적으로 화사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잇는 독자적인 신기술 사업을 육성한다는 게 신 사장의 구상이다. 그는 이밖에 경영혁신을 통한 조직역량 강화와 활기찬 기업문화 조성, 핵심인재 육성, 구성원간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도 각별하게 신경 쓰고 있다. “IT를 기반으로 한 기업의 특성상 직원 연령층이 젊은데다 끈끈한 유대감이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 이를 보완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끝으로 “전자무역 인프라 사업의 공익성을 제고해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영과 현장 위주 서비스 등으로 고객사들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전자무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전임직원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영철학과 스타일] "목표 크게 세워야 성과도 좋다" '베이스캠프는 한 발짝이라도 더 높은 곳에 쳐야 한다.' 당장 힘들지 몰라도 목표를 크게 세우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보다 좋은 성과로 돌아온다는 게 신동식 사장의 지론이다. 신 사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에베레스트산 정상 등정자가 과거 1~2명에서 최근 300명을 웃돌 수 있었던 것은 베이스캠프를 3,000m 고지에서 5,200m로 높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국의 전자무역도 이처럼 적극적인 자세로 추진돼야 보다 이른 시기에 보다 효율적인 '세계 일류 전자무역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 사장은 자신을 험준한 산악등반대의 원정대장으로 비유하고 있다. 그는 대원(직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인격과 능력을 존중하는 스타일이다. 특히 원정대(회사)의 목표 중 하나인 정상정복(고객만족)을 위해 대원들이 각자의 모든 역량을 목표달성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배려하고 있다는 게 직원들의 공통된 평가다. 신 사장은 평소 완벽하고 세심한 업무처리로 정평이 나 있다. 중요한 업무의 경우 조목조목 점검해 빠진 부분이 없나 살피면서도 깔끔한 마무리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27년간의 공직생활에서 다져진 업무 스타일이지만 비공식 석상에서는 다소 느슨한 모습을 보여준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다정다감하면서도 유머를 즐기는 스타일로 온화한 인상이 처음 보는 이로 하여금 호감을 갖게 한다. 산행을 즐기는 신 사장은 산업자원부 재임 시절에도 3년 동안 부처 내 산악부장을 맡을 정도로 베테랑 등반가로 알려져 있다. 평소 술은 기분 좋을 정도까지만 마시고 담배는 전혀 않는 등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약력 ▦52년 경남 하동 출생 ▦77년 서울대 공대 원자핵과 졸업 ▦78년 제22회 행정고시 합격 ▦95년 산업자원부 수입과장 ▦2001년 산자부 공보관 ▦2002년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 국장급 파견 ▦2006년 산자부 무역위원회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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