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韓中日 바둑영웅전] 거칠게 싸웠어야 했다

제4보(54~76)


흑57로 씌워간 것은 다소 무식해 보이지만 지금은 최선의 행마가 되고 있다. 이 수로 가에 두는 것은 백이 57의 자리에 젖혀 행마의 리듬을 갖게 된다. 여기서 야마시타는 백58로 지켰다. 자기의 약점부터 없애놓고 적진의 약점을 천천히 노리겠다는 침착한 작전 같았는데…. “침착한 것이 때때로 완착으로 지탄 받게 마련이다. 지금은 거칠게 싸우는 것이 바람직한 순간이었다.”(린하이펑 9단) 린하이펑과 고마쓰 9단이 함께 만들어낸 백의 최선은 참고도1의 백1을 먼저 두는 수였다. 그것이면 흑8까지는 외길수순이 된다. 거기까지 두어놓고 백9로 끊어 싸움을 일으키는 것이 최선이었다. 백19까지가 예상되는데 이것이라면 흑도 차후의 운영이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검토실에 나중에 들어온 오타케 9단이 참고도1의 수순을 보더니 껄껄 웃으며 수정안을 내놓았다. 참고도1의 백19로는 아예 참고도2의 백1에 뻗어 싸울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린하이펑이 무릎을 쳤다. “그렇구나. 아슬아슬하지만 흑이 아무 수도 안되네.” 흑이 2에서 8로 몰아붙여도 백9로 넘으면 아무 수도 되지 않는다. 실전은 흑이 먼저 59로 정비하게 되어 하변이 통째로 흑의 확정지가 되고 말았다. 흑의 승세가 벌써 눈에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