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공격경영 나선다 반도체 설비투자 당초보다 1兆4,000억 확대D램·낸드플래시 출하량도 20%이상 늘리기로시장지배력 더 커져…업계 재편 후폭풍불듯 이규진 기자 sky@sed.co.kr 삼성전자가 3ㆍ4분기에 깜짝 실적을 기록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투자 확대와 증산 드라이브를 거는 공격경영에 나선다. 앞선 원가경쟁력을 무기삼아 D램과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증산하는 동시에 설비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1조4,000억원 늘려 생산수율과 수익성을 강화함으로써 해외 경쟁업체들을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치킨게임’식 공격경영에 나섬에 따라 D램 가격 급락으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일부 경쟁업체들이 감산을 하거나 최악에는 도산까지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어 조만간 업계가 재편되는 후폭풍이 불어 닥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ㆍ4분기 반도체 부문 실적이 예상을 뒤엎고 9,2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자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투자와 생산을 모두 늘리는 정공법을 취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계획된 설비투자를 당초 4조8,000억원에서 6조2,000억원으로 늘리는 한편 4ㆍ4분기 중 D램과 낸드 플래시 출하량을 각각 20%와 30% 이상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와 관련, 주우식 IR팀 부사장은 지난 12일 오후 여의도 하나대투증권빌딩에서 개최한 경영설명회에서 “4ㆍ4분기 중 D램과 낸드 플래시의 비트그로스(Bit Growthㆍ출하량을 비트로 환산해 계산한 성장률)를 각각 20% 중반, 30% 후반대로 예상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확실한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내년에도 신공정 전환을 통해 고부가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D램과 낸드 플래시 출하량을 대폭 늘리게 되면 원가도 20~30% 정도 낮아져 메모리 가격 하락세에도 수익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반면 현재 적자상태로 추정되는 경쟁업체들은 삼성전자의 물량공세로 메모리 가격이 더 떨어지게 되면 입지가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다. 경쟁업체들이 이를 견디다 못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감산하게 되면 삼성전자의 시장 시장지배력은 더 커지게 된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3ㆍ4분기까지 6F스퀘어 공법 안정화와 60나노(D램)ㆍ50나노(낸드 플래시)의 미세공정 전환이 완료돼 수율이 대폭 향상됐다”며 “4ㆍ4분기 D램 가격 하락폭이 10% 중반대로 예상되는데 이를 충분히 수용하고도 남는다”고 설명했다. 15라인 공정개선에 1조4,000억원을 쏟아 붓는 것도 내년 이후 이 같은 원가하락 효과를 노린 계산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주 부사장은 “9월 이후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반도체 업체들의 D램 부문이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며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한 이들 업체가 D램 부문에서 수익을 내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후발업체들이 지난해까지 번 돈으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는지 보고 있다”며 “70나노 이상의 DDR2 공정은 점점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고 이런 식으로 가면 2001년 메모리 부진 이후 2002년 많은 업체들이 사라진 것과 같은 상황이 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대만 반도체중개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현재 D램 주력 제품인 DDR2 512메가비트(Mb)의 평균 현물가와 고정가는 각각 1.25달러와 1.31달러선. 이중 현물가의 경우 발표가격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D램 현물가가 1달러선을 위협하자 세계 2위 메모리업체인 하이닉스반도체는 9월부터 현물시장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또 D램 업계의 대표적인 후발업체인 파워칩ㆍ프로모스ㆍ난야 등 대만업체들의 경우 과잉공급에 따른 D램 가격급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파워칩의 경우 9월 매출이 전년과 전월 대비 55%와 30%나 줄어들었다. 입력시간 : 2007/10/14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