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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그랜저·K5 위협할 '강력한 車' 타보니…
[시승기] 도요타 '뉴 캠리'가격은 DOWN 성능·디자인은 UP외관·인테리어 구태 벗고 역동성 강조하이브리드 차량 연비 리터당 23.6㎞소음 적지만 서스펜션은 다소 딱딱해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쏘나타가 현대자동차를 대표한다면 도요타에는 캠리가 있다. 지난 몇 년간 계속된 악재 속에도 토요타자동차가 꿋꿋하게 버티며 글로벌 1위 탈환을 자신한 것도 새롭게 나올 캠리가 있어서다. 도요타의 변화를 이끌 뉴 캠리를 남해안 일대에서 열렸던 시승회에서 체험했다.
새롭게 출시된 7세대 뉴 캠리는 이전 모델의 '올드함'을 벗어내는데 주력했다. 기존 6세대 모델이 부드러운 곡선으로 볼륨감을 강조했다면 뉴 캠리는 직선의 마무리로 스포티하고 다이내믹해졌다. 이전 모델이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근육을 부풀린 모습이라면 뉴 캠리는 미세한 근육을 강조한 요즘 트렌드에 더 맞는다.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에 두껍게 강조된 크롬과 보다 날렵해진 헤드램프, 후면 램프 등에서는 날카롭고 역동적인 인상을 주며 젊은 느낌을 주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
인테리어에서도 중장년층만의 차라는 인상을 씻어냈다. 대시보드에 더해진 스티치 포인트와 변화된 우드트림과 시트의 색상 등으로 한층 젊어진 느낌이다. 특히 전 모델과 확실하게 달라진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눈길을 끈다. 기존 덴소 제품에서 LG의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국내 운전자에게 보다 친근해졌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뉴 캠리의 하이브리드 모델과 가솔린 모델을 바꿔 가며 시승했다. 여수에서 거제까지는 하이브리드 모델. 기존 모델 보다 엔진 응답성이 빨라진 점이 눈에 띄는 특징이다. 급가속 시 발생하는 소음은 거슬릴 정도는 아닌 수준. 차분하고 안정감있는 주행이 가능했다. 엔진 성능을 개선하고 차체 중량은 줄여 공인연비가 23.6㎞/ℓ까지 올라갔는데 시승에서는 15.5㎞/ℓ에 그쳤다. 성인 3명이 타고 히터와 오디오 등을 가동한 것치고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거제에서 부산에 이르는 코스에선 주력인 가솔린 모델을 경험했다. 직렬 4기통 2.5리터 DOHC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뉴 캠리는 핸들링, 가속, 제동 등 모든 성능이 기존 모델보다 향상됐다. 매끄럽고 부드럽게, 정숙성을 강조하는 도요타의 특성은 그대로 유지됐다.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즉각 반응하지 않는 차분함은 급한 성격의 운전자라면 거부감이 있을 수 있지만 도요타만의 안정감 있는 주행을 가능케 하는 부분이다. 가속할 때의 힘은 확실히 전보다 강해졌다. 특히 중저속에서 안정감있는 가속은 패밀리세단으로 충분한 가치를 제공한다. 주행성능이 높아진 반면 서스펜션은 조금 딱딱해졌다.
거제대교를 건너는 구간에선 시속 80㎞로 정속 주행을 하며 연비를 시험해봤다. 공인연비(12.8㎞/ℓ)를 능가하는 리터당 12.9㎞가 찍혔다. 탑승인원과 전장장치 사용 등을 감안하면 실연비가 훌륭한 편이다. 뒷좌석에 앉아보니 보다 낮아진 차체의 안정감이 안락함을 더했다. 휠베이스 길이는 전 모델과 같지만 시트 위치를 뒤로 배치해 무릎 공간에 더 여유가 생겼다.
놀랄만한 변화는 아니지만 기존 DNA를 유지하면서도 여러 부분에서 개선된 뉴 캠리는 가격까지 낮춰 국산 중형차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가솔린 모델이 3,390만원, 하이브리드 모델이 4,290만원으로 중형 세단 수요층에게는 충분히 어필할만한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