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 대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점점 힘들어지면서 증권사 ‘랩어카운트’ 상품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금융 전문가가 고객이 예탁한 재산에 대해 자산 구성에서부터 운용에 투자 전략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다보니, 투자자들이 점점 몰려들면서 현재 랩어카운트 잔액 규모는 80조원을 넘어섰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보도국 한지이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국내에서는 랩어카운트가 그저 펀드나 ELS처럼 수익성이 좋은 투자상품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요. 랩어카운트가 뭔가요?
[기자]
랩하고 어카운트를 따로 떨어뜨려놓고 해석해 보면, ‘포장하다’라는 뜻을 가진 랩과 ‘계좌’를 의미하는 어카운트가 합쳐진 말인데요.
쉽게 말해서 여러 자산을 랩으로 싸듯 한 곳에 모아서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종합 자산관리계좌’를 의미합니다.
이 랩어카운트는 증권사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증권사 PB가 투자자의 위험 성향이나 투자 목적, 선호하는 곳을 분석한 다음에 투자 전략을 대신 짜줍니다. 랩어카운트 계좌 내에서 주식이나 펀드, 채권 등 각종 금융 투자상품에 분산투자해 수익을 내는 일종의 금융 투자상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투자에 대해 조언만 할 수 있는 ‘자문형’과 고객을 대신해 포트폴리오 구성부터 사후관리까지 모두 책임지는 ‘일임형’ 두 가지로 나뉩니다. 금융상품에 대해 어느정도 지식을 가진 분들은 ‘자문형’을. 그렇지 않으면 ‘일임형’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앵커]
말씀해주신 것처럼 ‘일임형’의 경우에는 나에게 딱 맞는 맞춤형 투자를 전문가가 대신 해주니까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을 것 같은데요.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지난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일임형, 즉 맞춤형 랩어카운트 잔액이 79조 48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말 보다 7조 4,100억원 가량 늘어난건데요. 기준금리가 1%대로 내려앉은 지난 3월달 이후부터 잔액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서는 이미 80조원이 넘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앵커]
투자전문가들이 자산 비중을 유연하게 대처해서 조절해주니깐 수익도 잘날 것 같은데요. 수익률은 어떤가요?
[기자]
랩어카운트가 꼭 맞춤형 투자상품이 아니어도 수익률만 높으면 투자할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하실텐데요. 수익률이 좋다 나쁘다를 구분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투자자의 계좌별로 투자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동일한 랩어카운트에 가입했다고해도 전략이나 자산 구성에 따라서 수익률도 천차만별일 수 밖에 없는데요.
삼성증권의 대표상품인 POP UMA의 경우에는 6개월 이상 운용했을 때 평균 수익률이 9.77%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는 상품은 원금손실 위험도 그만큼 높기 때문에 랩어카운트의 수익률을 접할 때는 다른 금융투자상품을 살필 때보다 더 꼼꼼하게 따져보셔야 합니다.
[앵커]
투자자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군요. 손실이 크지 않으려면 다른 금융상품보다 더 꼼꼼하게 봐야할텐데요. 투자는 어떻게 해야 바람직한건가요?
[기자]
먼저 랩어카운트의 경우에는 증권사 영업점에 직접 방문해서 신청해야 하는데, 어떤 증권회사를 선택할지 고민해봐야합니다.
상품의 특색이 증권사별로 다르기 때문에 홈페이지에서 주식, 펀드, 채권 등 투자자산 별로 랩어카운트가 잘 갖춰져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후 상담을 받을 경우 증권사에 자신의 정보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 PB들이 어떤 상품을 추천해주면, 왜 이게 나에게 맞는 투자처인지 묻고 기록해주는게 좋습니다. 투자일임계약 체결을 할 때는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분쟁상황에 대비해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서류들을 꼼꼼히 챙겨두시고, 투자 후에는 잔고와 수익률등을 HTS 등을 통해 체크하면서 자신의 투자 상태를 감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앵커]
증권사들도 랩어카운트 상품 문턱을 낮추면서 투자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요?
[기자]
랩어카운트 최소 가입금액은 대부분 3,000만원이나 1억원 이상으로 금융자산 규모가 비교적 큰 투자자들이 주요 대상이었는데요. 최근에는 최소가입금액이 10만~20만원인 소액투자자를 위한 상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의 대표상품인 POP UMA는 본사나 지점의 PB가 펀드, 주식, ELS 등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요, 출시 1년3개월 만에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자산배분랩은 미래에셋 상품전문가 그룹이 시장 분석을 직접해서 랩어카운트에 담을 투자 상품을 결정하는데요. 올해 초 글로벌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최근 가입액이 5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하나대투증권이 지난 7일에 출시한 하나글로벌알파랩은 본사가 해외 유망 주식과 ET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합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상품이 있기 때문에 투자자 의견이 얼마나 반영되는지, 또 장기간 운용 실적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종합해서 비교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보도국 한지이기자와 함께 랩어카운트 상품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