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가 조성된다. 소수의 거액 투자자로부터 장기로 자금을 조달해 기업주식이나 경영권 등에 투자, 고수익을 추구하는 이른바 ‘사모주식펀드(PEF)’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이에 따라 400조원에 달하는 시중 유동자금을 장기 투자자금으로 돌릴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5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PEF관련제도 정비내용을 마련하고 이르면 이번주 내 이를 바탕으로 한 자산운용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하기로 했다.
개정안은 우선 PEF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펀드를 만든 후 일정기간 내에 투자대상 회사의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펀드를 해소하도록 했다. 펀드 결성의 유효기간은 대략 6개월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가급적 회수기간에 제한은 두지 않을 방침이지만 가급적 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방향의 제도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특히 펀드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련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일반 펀드에 적용되는 동일 종목에 대한 투자제한(10%룰)을 폐지하고 금융업 진출 제한과 관련된 규정도 대폭 풀어줄 방침이다.
또 현재 100억원 이상으로 돼 있는 자산운용사의 자본금 규정을 30억~50억원 미만으로 대폭 낮추는 방안과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부는 이와 별도로 펀드의 대형화 및 장기화를 위해 비슷한 유형의 소규모 펀드가 양산되지 않도록 약관심사 등을 강화하고 소규모 펀드간 합병을 유도하거나 규모와 존속기간이 일정기준 이상인 펀드에 한해 성과광고를 허용하는 등 다양한 장치를 강구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단기부동화하고 있는 시중자금을 투자자금으로 전환하고 외국자본에 대한 대항마를 키운다는 의미에서 규제완화에 나선 것”이라며 “하반기 시작될 연기금의 주식투자 허용과 더불어 국내자본의 힘을 키우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영규기자 skong@sed.co.kr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