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12원 오른 달러당 1,142원60전에 장을 마쳤다. 역사적·심리적 저지선인 1,140원을 돌파한 것으로 지난 2013년 7월8일(1,152원30전) 이후 2년 만에 최고치다.
그리스 협상 타결로 미 금리 인상의 장애물이 하나 제거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이진우 농협선물 연구원은 "이란 핵협상 타결로 국제유가 급락이 예상되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며 "달러 강세가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말 환율이 1,160원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엔화보다 원화가 더 심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원·엔 환율이 하락하는 분위기도 바뀐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환율이 급등한 가운데 상반기 외환시장 변동성은 유럽 재정위기 이후 가장 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국은행의 '2·4분기 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상반기 원·달러 환율 변동률(전일 대비)은 0.45%로 그리스·이탈리아 등 남유럽 재정위기가 극에 달했던 2011년 하반기(0.61%)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반기 환율은 일 중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가 6원이나 될 정도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일 중 평균 변동폭은 6원40전이었다.
환율 변동성이 극심해진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발표,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과 속도를 둘러싼 불확실성, 중국 증시 폭락,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우려 등 굵직굵직한 사건이 줄줄이 터진 탓이다. 내부적으로는 3월과 6월에 단행된 한은의 금리 인하, 정부의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 발표 등도 직간접적으로 환시 변동성을 키웠다. 앞으로도 외환시장의 널뛰기 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기업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5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상·하원 통화정책 보고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