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대중 당선자 대국민성명 요지

20세기를 마감하고 21세기를 향해 가는 오늘, 우리는 50년만에 처음으로 여야간 정권교체라는 위업을 이룩했습니다. 여야간 정권교체를 선택한 국민 여러분의 위대한 결정을 역사는 기록할 것입니다.1997년 12월 18일은 국민 전체가 대동단결할 수 있는 역사적 전환점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다시는 이 나라에 정치보복이나 지역차별이나 계층차별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모든 차별을 일소하고 모든 국가구성원의 권익을 공정하게 보장함으로써 다시는 이 땅에 차별로 인한 대립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 것입니다. 그동안 이 나라에서는 경제발전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권위주의적 통치로 인해 민주정치가 오래도록 큰 희생을 치러왔습니다. 그 결과 여러가지 사회 전반에 파행적인 왜곡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정경유착이나 관치경제가 그렇고 부정부패가 해소되지 못했습니다. 중소기업의 희생은 계속되었고 서민의 권익은 보호되지 못했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국가의 배려는 크게 부족했습니다. 그동안 권력은 아무런 반성없이 자기도취에 빠져 있다가 결국 국가부도라는 치욕의 벼랑끝에서 IMF 긴급구제금융을 요청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새 정부의 출범으로 민주주의와 경제가 함께 발전하는 시대를 맞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든 기업을 권력의 사슬로부터 그리고 권력의 비호로부터 완전히 해방시킬 것입니다. 앞으로는 시장경제에 적응해 세계적 경쟁 속에서 이겨내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입니다. 그것이 세계화시대의 현실입니다. 새 정부는 20세기로부터 21세기로 가는 가교가 될 것입니다. 21세기는 인류역사상 최대의 변혁기입니다. 과거 산업사회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던 사고방식으로는 제대로 적응할 수가 없습니다. 새 정부는 21세기에 대비한 철학과 통찰력, 그리고 효과적인 전략과 정책을 가지고 국가를 경영해 나갈 것입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의 지혜와 힘을 모아 21세기에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새 정부는 철저한 경제개혁으로 IMF 구제금융이 하루 빨리 필요없게 되는 희망찬 앞날을 열 것입니다. 다시한번 밝히지만 우리는 IMF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IMF와 현 정부가 협의한 사항은 충실히 지킬 것입니다. 이를 위해 관계 법안이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제 저는 다가오는 21세기를 예비할 새 정부가 추진하려는 몇가지 과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정치적으로는 국민적 화해와 단결을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진정한 민주정치의 기반위에 마련된 국민의 단결된 힘만이 국난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고 국민이 나라 운영에 함께 하는 참된 참여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겠습니다. TV를 통한 국민과의 대화를 연 2회 이상 실시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의견과 요구를 직접 국정운영에 반영하고, 국민이 맡아주셔야 할 일을 직접 국민들에게 요청드릴 것입니다. 지방화시대에 걸맞는 명실상부한 지방자치를 실현하겠습니다. 과감하게 행정개혁을 단행하되 정부부터 솔선수범하여 허리띠를 졸라매겠습니다. 새 정부는 국난 극복과 개혁의 견인차가 될 것입니다. 국민이 신뢰하는 정부, 세계가 신임하는 그런 정부를 만들겠습니다. 그래야 국민에게 협력을 요청할 수 있고, 세계 각국과 협력해 나갈 수있기 때문입니다. 경제분야에 있어서 저는 IMF와 협의한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것을 다시한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고통이 따르지 않는 개혁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이같은 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습니다. 철저히 시장경제를 시행할 것이고 시장을 대담하게 개방하겠습니다. 기업인들이 희망을 갖고 활동하며, 외국인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의 천국으로 만들겠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외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외국인투자자에 대해 내국인과 동등한 대우를 보장하겠습니다. 우리는 모든 기업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자율을 보장할 것입니다. 더이상 중소기업 이 대기업의 횡포에 희생되지 않도록 공정한 경쟁을 정착시키겠습니다. 경제 재건, 또 하나의 경제기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의 눈물과 헌신이 필요합니다. 새 정부와 국민 여러분이 합심함으로써 우리는 성공할 수 있고, 그 성공은 우리 모두에게 다시 웃음과 기쁨을 찾아줄 것입니다. 우리는 바르게 살고 능력있는 사람이 성공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실패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여기에는 대통령의 의지와 수범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우리 국정이 나아갈 가장 중요한 지표로 삼아 정부의 인사나 국정운영에서부터 모범을 보여 나가겠습니다. 새 정부는 실업문제 해결에 최대 역점을 두고 적극 나설 것입니다. 그리고 일할 능력이 없거나 자활능력이 없는 노인이나 장애인 그리고 극빈자들에겐 따뜻한 배려를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문화예술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되 간섭은 배제하여 문화선진국을 향한 토양을 만들고 문화산업을 기간산업으로 육성하겠습니다. 국내정치의 안정과 경제건설을 위해서도 강력한 안보는 절대적인 요소입니다. 국민의 총화단결로 강력한 안보태세를 구축해야 합니다. 국방분야에 있어서는 강력한 군대를 육성해야 합니다. 군을 정치에 이용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또 군 인사에 있어서 불공정한 관행은 완전히 일소하고 군의 처우개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군의 과학화와 정보화에 힘써 막강한 군사력으로 북한이 감히 넘나볼 수 없도록 할 것입니다. 안보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도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적극 유지하겠습니다. 미국과의 안보협력은 우리 안보에 있어서 핵심적 요소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주변 4대국, 미­일­중­러의 적극적인 협력을 얻겠습니다. 4자회담을 앞으로도 성과있게 추진하겠습니다. KEDO에 의한 북한 경수로 지원도 차질없이 진행될 것입니다. 그리고 남북한의 직접대화를 통해서 우리 문제는 우리 민족끼리 해결하는 길을 모색하겠습니다. 여기에는 남북합의서 이행이 가장 중요한 요건이 될 것입니다. 남북합의서는 남북한 양쪽이 함께 준수해야 할 국제적인 조약입니다. 저는 북한에 대해 남북합의서에 기초한 대화의 재개를 제안합니다. 현재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며, 남북한간 교류와 협력입니다. 통일은 그 이후 점진적으로 실현해야 할 문제입니다. 남북한간 교류와 협력을 재개하고 필요하다면 북한의 김정일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을 제안합니다. 저를 도와주십시오. 국민 여러분의 도움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이 신뢰할 수 있는 성실하고 정직한 대통령으로서의 모범을 보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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