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 '불량 먹거리'와 중국경제

중국 당국이 ‘불량 먹거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중국 언론들도 인조 계란, 가짜 우유, 가짜 술 등 인체에 유해한 식품이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며 식품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어넣고 있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중국 내 문제점을 언론을 통해 공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중국이 진일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런 기사들을 접하다 보면 ‘중국에서는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진다. ‘가짜가 많은 나라’라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사람이 먹는 음식, 그것도 어린 아이들의 성장발육에 필수적인 제품까지 가짜가 판을 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불거진 기생충 김치나 성분이 조금 부족한 식품이라면 애교로 봐줄 수 있다. 중국 내 가짜 식품은 모양만 그럴듯하지 기본성분은 전혀 들어 있지 않는 것이 태반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화학물질과 폐가죽 등으로 만든 우유가 적발됐다. 이 우유에는 지방질ㆍ단백질 등 진짜 우유의 본래 성분은 없고 세균이 득실대고 유해물질이 대거 함유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 우유를 마시면 중금속 중독과 신경계통의 마비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지수는 땅끝으로 추락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중국 유통 분야 식품안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의 식품안전에 대한 신뢰도는 50% 이하로 나타났다. 소규모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뿐만이 아니다. 대형 매장에서 팔리는 식품까지도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가짜 먹거리가 판을 치는 이유는 재료가 나빠서가 아니다. 기생충 김치파동을 초래한 주원인이었던 제조업체들의 결여된 안전의식과 ‘돈만 벌면 된다’는 악덕 상혼이 불량 먹거리 양산의 주범이다. 중국 식품기업의 70%가 10인 이하의 가내수공업 수준인데다 10% 이상이 허가증이 없어 관리감독이 어려운 점도 유해식품 범람을 초래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 같은 문제점을 뿌리뽑기 위해 지난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앞장서 ‘가짜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문제는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해식품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만약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가짜 분유를 먹고 머리가 아주 커지는 기이한 질병이 발생한 것처럼 중국 경제성장도 기형적인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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