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아이를 기르는 젊은 부모는 ‘단 것은 이로울 게 없으니까’라면서 사탕류는 철저히 통제하는 예도 있다. 미각이 아직 덜 발달한 아이들은 알기 쉬운 단맛을 찾는 경향이 있는데, 물론 설탕식품을 과용하면 식욕이 떨어지고 비만 당뇨병 충치 등의 폐해를 가져오기 때문에 부모가 제한하려는 기분은 알만하다.그렇지만 설탕은 결코 유해식품은 아닌 것이다. 설탕을 그저 단맛 욕구를 충족시키는 이외엔 별 쓸모없는 식품으로 간주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지만 그렇지는 않다. 설탕에는 설탕 나름의 구실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연 설탕의 성분(포도당·과당)은 영양적으로는 에너지가 되는 잇점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에너지가 되기 쉬운 설탕의 성분은, 포도당만이 에너지가 될 수 있는 뇌의 기능을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될 귀중품인 것이다.
뇌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서는 뇌로 에너지를 공급해 줘야 하는데, 그때 뇌에게 에너지가 원활하게 공급되기 위해서는 혈당치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야 한다. 만일 공복이 되어 혈당치가 떨어지면, 뇌로 공급되어야 할 에너지가 갑자기 떨어져 버린다. 혈당치가 조금만 떨어져도 뇌로 공급될 에너지가 뚝 끊어져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공복이 되면 사고력이 쇠퇴한다.
하지만 엿이든지 초콜릿이든지 좋으니까 포도당을 공급해 주면, 혈당치가 원상으로 돌아와서 뇌가 활발해진다. 피곤할 때는 단 것이 먹고 싶어지는 생리가 바로 그것이다. 등산가들이 초콜릿 등을 필수품으로 여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공복이 되어 시장기가 느껴지면 식사를 하면 되겠지만, 그럴 적마다 식사를 한다면 과식으로 치닫게 마련 아닌가. 그런 점에서 설탕식품은 뇌를 위해서는 매우 편리한 포도당 보급수단이다. 그런데도 설탕을 나쁘게만 여긴다면, ‘소경이 개천 나무란다’는 격이다.
설탕의 해악이 거론되는 까닭은, 설탕이 포도당으로 변할 때 비타민B1과 칼슘이 소비되는 탓으로, 사람이 비타민부족·칼슘부족이 되기 쉽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그 부족되는 요소는 미량으로도 충당되므로 보충하기에 어렵지 않다. 그런데도 설탕 자체를 위험시한다면 지나친 생각이다. 과도하게 먹으면 좋지 않다는 것은, 모든 식품에게 공통되는 이치 아닌가.
예전부터 ‘삼백(三白)’이라하여 설탕 소금 흰쌀 세가지는 그 결함으로 말미암아, 신랄하게 타박을 받아 왔다. 그러나 그 식품들의 은혜와 잇점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