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리튬 카르텔 통해 세계시장 장악"


아르헨티나와 칠레, 볼리비아 등 남미 3개국이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원료인 리튬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리튬 카르텔을 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리튬 공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이들 3개국이 생산 및 가격을 통제하며 자원 무기화에 나설 경우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그린에너지 정책에도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아르헨티나 과학기술부의 로돌포 테크치 국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가까운 미래에 볼리비아와 칠레, 아르헨티나가 리튬 시장을 장악할 것이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같은 협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1일 전했다. 테크치 국장은 “3국이 함께 과잉생산으로 인한 가격 하락을 억제하는 등 리튬 공급 메커니즘을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FP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리튬 매출의 44%를 칠레가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로 호주(25%), 중국(13%), 아르헨티나(11%)가 생산하고 있다. 자본이나 기술력 부족으로 남미 지역에 잠자고 있는 리튬 부존량도 전세계 부존량의 60%에 육박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들 3국을 가리켜 “리튬의 사우디아라비아”라고 표현한 바 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필수 원료이자 휴대전화와 컴퓨터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데 최적의 소재로 꼽히는 리튬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전기차 시장 확대와 함께 앞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자원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캐나다리튬의 피터 섹커 최고경영자(CEO)를 인용, 오는 2015년에는 글로벌 리튬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리튬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섹커 CEO는 “녹색경제와 전기차의 미래가 밝다면 리튬 수요는 2015~2016년께 공급량을 넘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오는 2020년까지 연간 500만대의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하는 중국이 리튬 수요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노트북PC와 휴대전화, 풍력발전과 태양에너지 사업 등에서도 리튬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린사업 확대와 함께 날로 늘어나는 수요 때문에 리튬의 톤당 가격은 지난 2004년 2,500달러에서 이미 6,000달러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앞으로 전기차 보급에 따른 본격적인 수요 증대에 발맞춰 주요 생산국인 남미 3국이 카르텔을 형성할 경우 원유 못지않은 자원무기화가 우려된다. 다만 아르헨티나의 이 같은 카르텔 구상이 당장 실현될 지 여부는 미지수다. 아르헨티나의 핵심 리튬 매장지인 살타주(州)의 광산업회의소 파쿤도 우이도브로 대표는 “(카르텔 구상은) 아직 시기상조”라며 “우선 투자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신경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