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경제 다시 날개 꺾이나

대기업 4분기 경기 신뢰도 7분기만에 첫 하락

장기불황에서 벗어나던 일본 경제가 다시 침체국면으로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행(BOJ)은 15일 단칸(短觀ㆍ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보고서를 통해 일본 대기업들의 4ㆍ4분기 경기신뢰도가 7분기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단칸보고서는 1만227개 기업들의 활동과 사업계획 등을 조사해 분석한 자료로 경기를 판단하는 주요 데이터로 활용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분기 단칸지수는 22포인트로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3ㆍ4분기의 26포인트보다 4포인트 낮아졌다. 단칸지수는 지난해 2ㆍ4분기부터 6분기 연속 전분기보다 높아졌으나 이번 분기에 상승세가 꺾이면서 일본 경제가 다시 ‘하강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단칸지수 하락은 지난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 가계지출 급감 등 경제지표들이 잇따라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미 예견됐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일본 경제ㆍ재정장관은 “일본경제가 둔화조짐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회복기조가 꺾였다고 볼 수는 없다”며 “내년에도 일본경제는 회복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경제성장률에 이어 기업들의 신뢰도까지 떨어지는 등 잇따라 경고음이 터지면서 달러약세 때문에 일본의 경제회복이 ‘반짝 회복’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UFJ리서치의 고바야시 시니치로 수석 연구원은 “기업경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단칸지수에서 분명히 드러났다”며 “엔화강세와 유가상승이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최대의 컴퓨터 제조업체인 후지스의 구로가와 히로아키 사장은 “엔고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본은행도 오는 17일 발표할 금융경제월보에서 경기판단을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하향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행은 회복기조가 유지된다는 경기판단의 틀은 유지하면서도 최근 제조업부문의 생산, 수출둔화 등을 감안해 소폭 하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경제지표가 잇따라 악화되면서 엔화가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당 102엔대까지 급락했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소폭 오름세를 보이며 105.50엔(오전 11시)에 거래됐다. 일본 기업들은 올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6개월 평균 환율이 달러당 106.31엔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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