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30일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의 대국민 선언 이후 한노총이 내부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산하 연맹을 중심으로 현 집행부를 비판하는 성명서가 잇따르는 가운데 경총과의 협상마저 지지부진해 한노총 지도부는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노총은 3일 오후1시 노총 7층 대회의실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현재까지의 협상 진행상황과 향후 투쟁 일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장 위원장은 회의 시작과 동시에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특별히 말씀드릴 것이 없다"면서 "협상단이 결과를 갖고 돌아오면 이야기하자"며 5분 만에 정회를 선언했다.
이후 한노총은 지역지부의장단 회의를 열고 내부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서 노총 산하 지역지부 의장들은 최근 복수노조 반대와 전임자 임금지급 유예를 결정한 집행부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참석자들은 현 지도부의 책임론까지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전국화학노련ㆍ전국공공노련ㆍ전국금속노련 등 한노총 산하 주요 산별 연맹들이 현 집행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장 위원장을 비롯한 한노총 지도부는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공공연맹은 2일 성명서에서 "협상안도 요구안도 아닌 정부와 사용자, 나아가 정책연대의 당사자인 한나라당에까지 무릎 꿇은 굴욕적인 백기투항에 다름없었다"며 현 집행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공공연맹은 "이번 정책기조의 변경은 대의원대회 결의사항에 반하는 것이므로 한국노총 임시대의원대회를 즉각 소집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화학노련 역시 이날 '장석춘 노총위원장의 즉각 사퇴와 비대위 구성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집행부를 압박했다.
화학노련은 성명서에서 "노총 위원장의 대국민 선언에 대해 당혹스러움을 넘어 배신감을 느낀다"며 "사태수습을 위해 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의 총사퇴와 즉각적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