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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큰 폭의 성장과 비례해 각종 사건과 비리가 줄을 이었던 미술계. 일부의 우려와 달리 올해도 시장의 저변확대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올해는 국내 작가들의 해외 진출이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르별로는 그 동안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한국화 등 고미술 작품에 대한 컬렉터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블루칩 작가들을 중심으로 한 위작시비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말 삼성 일가에서 비자금으로 고가의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증거가 드러나면서 상반기의 경우 기업의 미술품 구매가 예년에 비해 대폭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갤러리 현대, 국제 갤러리 등 메이저급 화랑에는 지난해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폭로 이후부터 현재까지 기업 판매가 뚝 끊긴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 컬렉터들의 구매는 여전히 화랑가는 새로운 수요창출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화랑의 한 관계자는 "전체 매출 중 기업관련 판매가 약 30%를 차지해 걱정"이라며 "기업 고객보다는 전문 컬렉터를 위한 전시를 다양하게 기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해외 아트페어와 경매에서 국내 작가들이 호평을 받았던 분위기를 이어받아 국내 작가들을 향한 해외 전시기관의 러브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작가 배병우의 런던 필립스 초대전이 올 가을 열릴 예정이며, 사진작가 백승우의 개인전이 아르헨티나와 미국 등에서 마련됐으며, 조각가 지용호도 5월 미국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중국을 벗어나 화랑들의 해외 진출 다각화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나아트갤러리가 3월에 뉴욕 첼시에 개관할 예정이며, 갤러리 현대는 런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국내 갤러리의 움직임으로 해외무대에 한국 작가 알리기가 힘을 얻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2004년 이중섭 위작 논란 사건 이후 늘어나고 있는 미술품 진위논란의 불씨는 올해도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 황평우 위원장이 지난해 5월 서울옥션에서 낙찰된 박수근의 '빨래터'(낙찰가 45억 2,000만원)가 위작이라는 의혹을 최근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서울옥션은 법적 분쟁도 불사하겠다고 대응하는 등 새해 벽두부터 미술계가 위작 시비로 몸살을 앓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