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이 현물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프로그램 매매이다.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면 종합지수는 상승하고 반대일 경우는 하락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물론 프로그램 매매가 시장변화를 초래하는 중요한 원인은 아니다.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할 때는 하락폭을 심화시키고 상승할 때는 상승폭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뿐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이인 베이시스 폭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베이시스 폭이 플러스(콘탱고)를 보일 경우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고 마이너스(백워데이션)를 보일 때는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나온다.
특히 콘탱고의 베이시스도 폭이 많이 벌어져야 프로그램 매수가 많이 유입되고 백워데이션의 경우도 그 폭이 확대돼야 매물이 쏟아진다. 또 콘탱고 현상에서도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될 때보다 베이시스 폭이 줄어들면 매도물량이 나온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베이시스 폭이 2포인트 이상 벌어질 때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됐다면 그 폭이 1.5포인트 이하로 축소되면 매도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상황은 프로그램 매수가 언제 매물로 나올 것인가가 관심거리다.
선물 12월 만기일(12월9일)이 불과 9일도 채 안남은 상황에서 선물연계 프로그램 매수차익물량이 무려 1조원을 넘고 있는 사상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단기수급불안을 야기하는 뇌관인 것이다.
선물연계 매수차익물량이 12월 선물만기일 전에 청산될 경우 종합주가지수 약세는 불가피하다. 프로그램 매매를 구성하는 바스켓 종목이 대부분 지수관련 대형주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이에 따라 선물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선물지수 동향과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이인 베이시스 폭의 변화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물론 1조원이 일시적으로 또 전액 청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일부는 내년 3월로 이월될 것이지만 최소 50% 이상 매물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선물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담배인삼공사와 현대중공업이 선물 12월 만기이후에 선물지수를 구성하는 KOSPI200종목에 편입되는데 트레킹 에러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선물연계 매수차익물량을 대거 청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프로그램 매수종목들에 대해서는 가급적 매수를 피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프로그램 매수청산으로 해당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베이시스 폭이 어느정도로 축소돼야 프로그램 매물이 나올 것인가.
한화증권의 구돈완(丘暾完)팀장은 『지난 3일 5,000억원대에 불과하던 선물연계 매수차익 매물이 1조원으로 5,000억원 이상 증가하면서 베이시스폭이 1.2포인트 이상 벌어질 때 유입됐다』면서 『베이시스 폭이 0.5포인트 이하로 축소될 경우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시스 폭이 0.8포인트 이하로 줄어들 경우 매수차익 청산물량이 서서히 나오다 0.5포인트 이하로 축소될 경우 본격적인 매물이 쏟아져 증시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베이시스폭이 1.2포인트 이상 벌어질 경우 오히려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항상 선물지수 등락 및 베이시스 폭의 변화에 주목해야 낭패를 면하고 수익률을 높힐 수 있다.
한편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가 있고 비차익 거래가 있다. 차익거래는 선물과 연계시켜 베이시스 폭 변화에 따라 현물주식을 사고 팔고 한다. 비차익거래는 일종의 손실을 줄이는 헤지성격의 매매이다.
이정배기자LJB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