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생보가입률 86%…선진국 대열에

생보가입률 86%…선진국 대열에「생명보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생보사들과 우체국·농수축협까지 합한 가입률이 86.2%라는 생명보험협회의 조사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렇다. 생보사들의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대형사들이 기존 계약을 유지하기 위한 사후관리에 중점을 둔다면 중소형사들은 틈새시장을 새롭게 개척하면서 기존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설상가상으로 우체국과 농협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생보사를 위협하고 있다. 둘을 합친 규모는 생보사에서 두번째로 큰 대한생명을 앞질렀다. 생보사간의 경쟁만이 아니라 우체국·농협과도 치열한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그러나 「덩치만 어른만한 어린이」처럼 가입률만 선진국 수준이 아닌 진정한 선진 보험국가가 되기 위해서 아직도 보험사들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시장포화상태…업계, AS등 전략수정 필요 3년간 25% 성장 우체국·농협과도 겨뤄야 계약자 상품이해·만족도등은 "아직 후진국" ◇생보시장은 더 이상 황금알을 낳지 못한다 생보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매년 두자릿수의 성장이 계속되고 건전성과 자금운용에 대한 규제가 없던 때는 매달 들어오는 현금으로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고 관계사 대출로 그룹의 자금파이프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그러나 자산과 자금운용에 대한 감독기준이 강화된데다 보험시장까지 포화상태에 이르러 생보시장에 대한 매력은 급감했다. 문제는 황금알을 꿈꾸며 뒤늦게 진입한 중소사들. 기존 대형사들이 양적 팽창을 통한 규모의 경제로 흑자전환을 이룬 반면 소형사들은 아직 규모의 경제를 이룰만한 덩치를 키우지 못했고 안정적인 흑자기조로 돌아서지도 못했다. 양적 팽창이 아닌 틈새시장 공략과 전략으로 흑자기반 확보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백지시장은 없다. 개척(開拓)보단 수성(守城) 세대 가입률 86%라는 의미는 사실상 보험가입 여력이 있는 세대는 다 가입했다는 것이다. 10% 정도는 보험에 가입은 해야 하지만 보험료를 낼 능력이 없는 극빈층과 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는 극상층으로 치부된다. 과거와 같은 백지시장은 사라졌다. 누가 먼저 선점을 하느냐의 경쟁에서 기존 고객을 어떻게 뺏어 오느냐의 문제로 바뀌었다. 생보사들은 신규 시장 개척보다는 기존 고객 지키기와 다른 고객 뺏어오기, 틈새시장 파고들기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푸르덴셜·ING·메트라이프 등 외국사들은 이미 기존 고객들을 대상으로 종신보험을 판매하면서 고객을 확보하고 있고 국내사들도 뒤늦게 이 대열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도 기존 고객을 지키기 위한 애프터서비스(AS)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또 신설사들은 응답자의 5%가 앞으로는 인터넷으로 보험에 가입하겠다고 한 만큼 이 시장을 위한 특화전략으로 나가야 한다. 소형사들은 브랜드 파워에서는 뒤지지만 가격 경쟁력에선 앞설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야 한다. ◇생보사 넘버 투는 농수축협과 우체국 생보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생보사들만의 것이 아니다. 우체국과 농협이 이미 크게 성장했다. 우체국과 농수축협을 합한 가입률은 16.3%. 생보사에 가입한 고객이 81.9%고 이중 대한생명에 가입한 고객이 18.8%. 대한생명 고객은 전체의 15.4%라는 계산이 나온다. 다시 말해 우체국과 농협이 두번째로 큰 대한생명을 이미 제쳤다. 특히 이들은 지난 3년 동안 25%가 넘는 성장률을 보여 생보사의 성장률 18%를 크게 앞섰고 내년부터 시행되는 예금자보호한도 축소와 금융 구조조정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우체국과 농협이 주목을 받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보험상품에 대한 이해도나 만족도가 낮다 생보사가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계약자들에게 보험상품에 대한 설명을 잘 하고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찾아내야 한다. 이번 조사 결과 충분히 알고 보험에 가입한 계약자가 전체의 3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은 상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보험에 가입한 것이다. 선진국 수준에 이르기 위해선 최소한 50% 이상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보험상품에 대한 만족도도 많이 떨어진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5.6%가 현재의 가입금액이 불충분해 43.5%는 추가로 보험에 더 가입해야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이는 아직까지 고객의 욕구에 만족하는 상품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또 보험사들은 기존 고객이 새로운 상품으로 전환할 때 불이익이 없도록 계약전환제도 등을 만들어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우승호기자DERRIDA@SED.CO.KR 입력시간 2000/09/07 19:32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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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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