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시장 자율작동 극대화로 '경제 살리기'

■ 인수위, 새정부 국정과제 발표<br>대대적 감세 로드맵·규제완화로 투자 활성화<br>법인세율 인하 방안은 2가지안 검토중<br>영어 공교육 프로젝트등 교육개혁 예정대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5일 발표한 192개 국정과제는 이명박 정부의 ‘할 일’에 대한 대국민보고서다. 여기에는 이 당선인이 이끄는 대한민국호(號)가 나갈 청사진이 담겼다. 아울러 새 내각에 새로 부여될 ‘미션(임무)’이자 이경숙 인수위원장의 말처럼 ‘인수위 활동의 종합판’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주재로 열린 국정과제 보고회의에는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과 한승수 국무총리 지명자, 유우익 대통령실장 내정자, 인수위원 전원이 참석해 2시간30분가량 토의하며 각종 국정과제와 정책을 조율했다. ◇첫번째 국정과제는 ‘경제 살리기’=5대 국정지표의 첫머리를 활기찬 시장경제가 장식한 데는 ‘경제 살리기’를 향한 이 당선인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대선 민의가 경제 문제에 모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 살리기는 ‘작은 정부, 큰 시장’에서 출발한다. 각종 규제정책을 다루고 있는 정부의 몸집과 기능을 줄이면서 기업의 의욕을 북돋우는 등 시장의 자율적 작동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당선인은 이날 보고회의에서 “투자를 더 유발하기 위해 새 정부가 출발하면 빠른 시간 내에 규제완화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새 정부는 기업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대대적인 감세 로드맵을 추진하고 알려진 대로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지주회사 규제완화, 금산분리 완화(산업은행 민영화 포함) 등 기업을 옥죄는 규제는 과감히 풀기로 했다. 특히 논란이 된 법인세 인하 방안에 대해 박형준 인수위원은 과세표준 구간의 기준점을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과표 2억원 미만의 법인세율도 13%에서 10%로 낮추는 방안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다만 대부분의 대기업이 적용될 법인세 부분의 세율(25%) 인하는 5년간 매년 1%포인트씩 낮출지, 두 차례에 걸쳐 5%포인트를 나눠 내릴지 두 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하 방안을 종합해 새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당선인은 특히 경제 살리기 정책이 서민생활 개선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최근 방문한 재래시장에 대해 “설날 대목에 아주 썰렁했다”고 지적하면서 “생선 파는 할머니가 무조건 붙들고 울더라. ‘장사가 안 돼 미안하다’고 했더니 ‘이제 장사가 잘 되겠죠’라고 답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서민생활에 좀 도움이 되는 그런 문제를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교육개혁, 대북 상호주의 추진=이명박 정부는 경제 살리기와 함께 또 다른 핵심 과제로 교육개혁 정책을 예정대로 밀고 나간다는 계획이다.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 아래 ‘사교육의 진원지’격인 영어교육의 개혁을 당초 방향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새 정부는 대입 3단계 자율화와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대학운영의 자율 확대를 추진한다. 대북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전제로 유연한 상호주의에 기초한 ‘비핵ㆍ개방ㆍ3000 구상’이 핵심 과제로 뽑혔다. 한미동맹을 기존의 군사안보동맹에서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끌어올리는 방안과 함께 이 당선인이 강조해온 자원ㆍ에너지 외교 강화도 국정과제 상위에 올랐다. 새 정부는 또 시장기능을 활용해 서민생활 안정 지원과 사회안전망 구축에 나서는 ‘능동적 복지’ 개념을 도입하고 국민ㆍ기초노령연금 통합, 지속 가능한 의료보장체제 구축, 신용불량자 등 금융소외자 신용회복 지원, 지분형 분양주택제 도입 등을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아울러 ‘섬기는 정부’를 구현한다는 계획을 재확인하고 공기업의 민영화를 포함한 공공기관 혁신, 예산 10% 절감, 특별행정기관 정비 등을 통해 공공 부문의 방만함을 수술하기로 했다. 이 인수위원장은 이날 보고회의에서 “새로운 시작의 날이라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오늘 보고한 국정과제를 다듬고 또 다듬어 새 정부에서 시행되더라도 착오 없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