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업들 외화대출에 두번 운다

달러가뭄으로 금리올라 수익성 악화·환율 상승에 상환부담도 늘어


극심한 ‘달러 가뭄’으로 외화대출을 받더라도 금리가 큰 폭으로 치솟아 기업의 수익성을 크게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된다. 더욱이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함에 따라 외화대출 상환부담도 늘어 기업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은 달러 부족으로 조달금리가 치솟자 외화대출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이달 들어 외화대출 중 하나인 수출환어음의 매입수수료(환가료)를 크게 올렸다. 외화조달 금리가 폭등하자 90일 이후 돈을 갚는 ‘90일물 환가료율’은 지난 26일 현재 6.57%로 이달 초보다 1%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국민ㆍ신한 등 시중은행들은 환가료율을 이달 초보다 1.0~2.0%포인트가량 상향 조정했다. 예를 들어 A기업이 90일 이후에 입금되는 조건의 외상수출 금액 1만달러를 1일 은행에 매입요청(네고)했다면 수수료로 1만9,282원을 냈지만 26일에는 2만1,425원을 지불했다. 한 달도 되지 않아 기업들이 부담하는 수출환어음 매입 수수료가 11%나 늘어난 셈이다. 은행은 기업들이 수출환어음 매입을 요청하면 일정액의 매입수수료를 받는 대가로 수출대금을 미리 지급한다. 기업들은 은행들이 수출환어음 매입을 거부하면 원자재 구입이나 외국산 설비구입 자금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은행의 매입수수료 인상을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 특히 달러 부족으로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바람에 외화대출 상환부담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기업들은 영업비용 부담이 커져 수익성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시중은행의 한 외화자금 관계자는 “그나마 기존 외화대출의 만기가 연장되더라도 대출금리가 크게 올라 기업의 수익성에 그만큼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은 금리를 더 얹어줘도 달러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 외화대출 금리를 올리는 동시에 대출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필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 은행은 달러를 한 푼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외화예금 유치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에도 달러 구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아예 구경조차 하기 힘들다”며 “현재로서는 외화대출을 억제하는 한편 외화대출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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