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세계은행 김용 체제로

사실상 총재 선임


김용(사진) 다트머스대 총장이 세계은행 12대 총재로 사실상 선임됐다. 세계은행에서 아시아계 인사가 수장에 오른 것은 지난 1945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세계은행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이사회를 열어 로버트 졸릭 현총재 후임에 김 총장을 내정한 데 이어 오는 20일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세계은행 연례총회에서 정식 선임한다. 김 내정자는 7월1일부터 정식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 총장은 3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명으로 세계은행 총재 후보에 오른 뒤 전세계를 도는 일명 '경청투어'에 나서 각국의 지지를 호소해왔으며 한국은 물론 일본ㆍ멕시코ㆍ러시아ㆍ캐나다ㆍ브라질 등에서 잇달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 총재 선임이 확실시됐다.


설립 이후 관행적으로 미국에서 지명한 후보가 맡아온 세계은행 총재 자리는 이번에 사상 최초로 복수 후보가 나서며 치열한 경합을 빚었다. 김 내정자와 더불어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전 콜롬비아 재무장관과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이 3파전을 벌였다. 경선은 13일 오캄포 후보가 총재직을 포기하면서 양자대결 구도로 진행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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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ㆍ브라질 등 신흥국들은 세계은행 내에서 개발도상국의 영향력 강화를 주장했지만 막상 단일후보를 만들어내는 데는 실패해 응집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실제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대한 공식지지를 표시한 나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몇개국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선출과정처럼 중국과 인도 등이 미국과 타협해 결국 김 내정자를 지지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ㆍ경제 분야에서 이렇다 할 경험을 쌓지 못한 김 내정자가 187개 회원국을 거느린 세계은행 수장에 오르면서 리더십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 총장은 최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희망이 없던 한국이 지금 이뤄낸 성과를 보라"며 "이러한 경험을 살려 빈곤퇴치와 경제발전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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