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올 3ㆍ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5.2% 성장하며 2분기 연속 5%대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4ㆍ4분기에는 유가 급등, 미국경기 침체, 중국경제 긴축 가능성, 농림축산업 부진 등으로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수출이 호조세를 보여 올해 연간으로는 당초 예상치보다 높은 4%대 후반의 성장률 달성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07년 3ㆍ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치)’에 따르면 3ㆍ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 지난해 1ㆍ4분기(6.3%) 이후 1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증가율은 1.4%로 2ㆍ4분기(1.8%)보다 다소 둔화됐지만 전년동기 대비로는 2ㆍ4분기의 5.0%에 이어 5%대 성장률을 유지했다. 3ㆍ4분기에 건설업이 부진했으나 제조업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한 가운데 서비스업 증가세가 두드러지면서 성장세를 이끌었다. 제조업의 경우 반도체ㆍ컴퓨터기기 등 전기전자 제품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2.8% 증가했으며 서비스업은 금융보험업이 증시활황의 영향으로 4.6% 성장하는 데 힘입어 1.7% 커졌다. 민간소비도 가정용품ㆍ가방 등 준내구재와 오락문화ㆍ금융보험 등 서비스 지출이 늘면서 전기 대비 1.5% 성장했다. 이는 전분기의 0.8%에 비해 크게 좋아진 것이다. 수출은 석유 및 화학제품 등이 부진했으나 반도체, 산업용 기계 등이 호조를 보이면서 전기 대비 1.5% 증가했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광학기기 등 기계류 투자가 크게 줄면서 전기 대비 5.8% 감소했고 건설투자도 토목건설이 부진하며 0.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내수의 GDP 성장기여도는 전분기의 0.9%포인트에서 0.1%포인트로 낮아졌다. 반면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전분기 0.3%포인트에서 1.8%포인트로 크게 높아졌다.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전기 대비 1.5%,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5.1%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승국면이 4ㆍ4분기에도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미국의 주택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고 중국마저 긴축 가능성이 엿보이는데다 유가 급등, 환율 하락 등 대외적인 불안요인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춘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대외적 불안요인이 많고 설비투자도 부진할 것으로 보여 4ㆍ4분기 경기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수출이 계속 호조세를 보이고 소비심리 개선으로 민간소비도 증가하고 있어 연간 4%대 후반의 성장률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