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쏟아진 벤처정책, 창조경제 멍석되려면…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의 멍석을 깔기 위한 첫 작품을 내놓았다. 정부는 15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벤처 창업부터 회수ㆍ재투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세제혜택ㆍ금융지원ㆍ펀드조성ㆍ규제완화 등 할 수 있는 것 다 동원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계기로 지난 2001년 이후 사그라졌던 벤처의 불씨가 되살아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이번 대책이 단순한 창업지원이 아니라 생태계 복원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 주목한다. 과거 15년 동안 정부는 벤처에 많은 지원을 했지만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 정부 지원에 함몰된 벤처는 현실에 안주했고 각종 규제는 성공 기업인의 재투자 의지를 꺾어버렸다. 정부가 끊어진 창업-성장-회수-재창업ㆍ재투자의 연결고리를 다시 잇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나선 것은 당연한 인식의 전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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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부가 할 일은 벤처정책이 현실에서 제대로 실행되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자금회수와 재투자의 선순환에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벤처캐피털이 자금만 회수하고 재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벤처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인수합병(M&A)에 대한 각종 세금혜택이 벤처캐피털의 회수금 재투자로 이어지는지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벤처정책이 자칫 '묻지마 지원'을 초래할 수 있고 각종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 편법이 동원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1차 벤처붐 때처럼 벤처캐피털이 일정 기간 내 M&A나 기업공개(IPO)를 투자조건으로 내세워 거품을 유발시킬지도 모른다. 부작용 방지를 위한 정부의 감독이 요구되는 이유다.

위기는 기회라 했다. 우리는 김대중 정부 당시 벤처붐이 우리나라를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서 빼내 정보기신(IT) 강국으로 이끈 사실을 또렷이 기억한다. 벤처가 다시 생기를 찾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면 우리 경제는 다시 한번 위기탈출에 성공할 수 있다. 정부와 업계가 손잡고 강력한 실천을 통해 창조경제의 기틀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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