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기관이 쉴때 나섰다

순매수강화, 이달에만 1兆824억 규모<br>기관은 펀드 환매따라 2,839억 ‘팔자’<br>전문가 “장기적으론 기관 움직임 주시”



‘외국인, 기관과 바통 터치했나.’ 최근 외국인 투자가들이 연일 국내 증시를 순매수하며 기관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상대적으로 매수 강도가 약해진 기관투자가와 달리 공격적으로 ‘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외국인의 증시 영향력이 많이 줄었고 외국인 매수세가 언제까지 지속되기는 어렵겠지만 현 상황에서 외국인은 차익실현 물량을 받아주며 수급상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과 기관, 엇갈린 행보=이달 들어 외국인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 순매수 규모만도 1조824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국내 기관이 2,839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12일에도 외국인은 3,187억원 매수우위를 기록, 9거래일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지난 1월17일 3,277억원을 순매수한 이후 올 들어 두번째로 큰 규모다. 이에 따라 2,372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는데도 종합주가지수는 3.45포인트(0.33%) 올라 1,043.88포인트로 마감했다. 반면 기관은 주가가 많이 오른 데 따라 차익실현성 매도에 나서고 있다. 일부 펀드의 경우 환매 요청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1조6,0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으나 6월 2,000억원, 이달 들어서는 381억원 유입에 그치는 등 자금유입이 주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외국인들은 반도체 가격 상승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팔았던 삼성전자를 다시 사들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상승에는 기관 힘이 더 중요=주가 급등으로 펀드 환매를 요청하거나 신규가입을 주저하는 현상으로 기관 매수세가 ‘주춤’한 가운데 이 같은 외국인의 순매수는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과거와 달리 1,000포인트 이상에서 매수하고 있다는 점과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기간 중 매수로 선회했다는 점은 상당한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외국인과 기관의 ‘바통 터치’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외국인은 이미 국내 시가총액의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적으로 강도 높게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는 것.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 상황으로 봤을 때는 외국인이 매물을 받아주며 장을 지지하는 모습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증시를 끌어올리는 것은 국내 기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가가 많이 올라간 만큼 수익증권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이 버텨준다면 또다시 돈이 들어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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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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