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SK㈜ 표대결 기선잡았다

국내외 자산운용사 33곳 SK㈜로 기울어

투기성 행보에 주주들 등돌려 CGCG '최회장 선임반대' 권고 막판 암초로주총 승리땐 최회장중심 '글로벌전략' 가속 • SK㈜ 이사회 국내 첫 백서발간 SK㈜가 4일 35%의 우호지분을 확보함으로써 2년여간 끌어왔던 소버린과의 오랜 신경전이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특히 이처럼 SK가 주주들로부터 '몰표'를 얻은 것은 소버린의 투기성 행보에 주주들의 마음이 돌아섰기 때문으로 보여 '자업자득'의 측면이 짙다. SK는 이날 '승기'를 발판으로 다음주 주총에서 최종 승리를 잡은 뒤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전략'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하지만 SK는 외국계 펀드 등의 돌연한 태도변화 등 만약의 사태까지 대비하면서 주총의 표결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37개 국내외 자산운용사 및 펀드들(보유주식 960만4,991주ㆍ지분율 7.5%)은 SK㈜의 정기주총 의안에 대해 몰표를 던졌다. 푸르덴셜자산운용(22만8,868주)이 이사 선임과 이사보수한도 등의 안건에 반대하고 슈로더투신운용(2,740주)이 중립을 선택했을 뿐 한국투신운용ㆍ대한투신운용ㆍ삼성투신운용ㆍ조흥투신운용 등 전원이 SK㈜의 의안에 동의했다. 특히 지난해 소버린의 손을 들어줬던 템플턴의 국내 자산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을 비롯해 한국씨티은행도 찬성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SK㈜의 우호지분은 최 회장 및 SK C&C 등 최대주주와 삼성전자ㆍ팬택&큐리텔 등 우호세력, 이미 찬성의사를 표시한 국민연금(3.1%)까지 포함하면 35%에 달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과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에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춘수 대투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SK㈜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과 최 회장의 역할이 기업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 찬성을 했다"고 말했다. SK㈜의 표심 모으기 작업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달 최 회장이 직접 싱가포르ㆍ홍콩ㆍ뉴욕에서 IR를 실시하고 주총준비 TF팀을 중심으로 소액주주 위임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결과로 SK의 승리가 거의 확정적이지만 소버린과의 표대결 결과까지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국내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최근 웰링턴(SK 지분 6.28% 보유), 캐피탈펀드(자펀드인 유로퍼시픽그로스펀드를 통해 4.02% 보유) 등 주요 고객인 외국계 펀드들에 '최 회장의 이사 선임에 대한 반대의견'을 권고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 미국계 기업 주총 안건 분석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 Service)도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에 공식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었다. CGCG 소장인 김선웅 변호사는 "최 회장을 중심으로 한 SK㈜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최 회장이 기업윤리를 훼손했기 때문에 이사로 재선임할 수 없다"며 "이 같은 내용의 권고사항을 주요 클라이언트(기관투자가 및 펀드)들에게 이미 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총 전날 최종 의사를 공시해야 하는 외국계 펀드(40%)들과 주총 당일 분위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개인투자자(11%)들이 마지막 순간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가 관건으로 남았다.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입력시간 : 2005-03-0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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