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대·기아차 이르면 29일 생산재개

노사 막판 협상 결렬… 경찰, 31개 중대 동원 공장 점거 조합원 해산

노조가 7일째 불법점거 농성 중인 유성기업에 경찰이 24일 오후4시 전격적으로 공권력을 투입했다. 경찰이 노조원들을 연행하고 있다. /아산=연합뉴스

경찰은 노조원들이 일주일째 공장을 불법점거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는 유성기업 아산공장에 24일 오후4시쯤 공권력을 투입했다. 경찰은 전날 사측의 협조를 얻어 걷어낸 공장 철조망 통로(폭 15m)를 통해 선발대를 공장 안에 진입시킨 뒤 31개 중대 3,000여명을 동원해 공장을 점거하고 있는 노조원들을 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대다수 노조원들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고 순순히 경찰의 연행에 응했다. 그러나 정문을 지키고 있는 노조 사수대 100여명은 무리하게 해산시키지 않고 대치하고 있다. ◇결국 공권력 투입=정부의 공권력 투입은 파업을 주도한 노조 간부 등에 대한 사측의 민형사 및 징계책임 문제를 두고 노사 간에 갈등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노사 양측은 이번 파업에 쟁점이 됐던 현행 주야 2교대제를 주간연속 2교대제로 바꾸고 월급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현대차 등 원청업체가 시행하는 것에 따라서 도입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합의가 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민형사 및 징계책임을 지는 노조간부를 몇 명으로 할지에 대해서 갈등을 거듭했다. 이날 오후2시에 시작했던 양측의 회의에서 사측은 노조 간부 등에게 민형사 및 징계책임을 지도록 하고 기타 조합원은 선처하도록 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노조 측은 지회장 1명에게만 민형사 및 징계책임을 줄 것을 고집했고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특히 민주노총 금속노조 측에서는 사측이 제시한 안을 받아들이도록 유성기업 노조를 설득했지만 금속노조 지도부와 계파가 다른 유성기업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부의 한 관계자는 “양측의 협상이 더 이상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시일만 지날 것으로 판단되면서 전격적으로 공권력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막판 협상 실패=유성기업 노사 양측이 파국을 막기 위해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협상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유성기업 노사는 이날 오후2시 충남 아산 유성기업 공장 본관 2층 회의실에서 사측 대표로 유시영 사장과 이기봉 아산공장장이 참석하고 노조대표로 아산공장 김성태 노조위원장과 영동공장 이주영 노조위원장이 참석해 노사협상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기에 실패했다. 노조 측이 사측의 공장폐쇄 철회와 경찰병력 철수를 요구한 반면 사측은 노조원들이 먼저 공장점거를 풀 것을 요구하면서 대화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노조는 “사측의 불법적인 공장폐쇄가 노조원들의 공장점거를 야기했다”며 사측이 먼저 공장폐쇄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측이 공장폐쇄를 철회하는 즉시 공장업무에 복귀할 것”이라며 “공장을 정상 가동하면서 주간 2교대 근무제 등에 대해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노조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회사가 올해 1월부터 도입하기로 지난 2009년 합의한 주간 2교대 근무제를 지키지 않아서 촉발된 것”이라며 “파업도 시작하기 전에 사측이 공장을 폐쇄한 것은 불법적 조치”라고 지적했다. 반면 사측은 “노조가 불법적으로 공장을 점유하고 있는 만큼 불법점거 사태가 먼저 해결돼야만 협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노조의 지속적인 불법행위가 사측의 공장폐쇄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공장장은 “3월 이후 노조의 불법행위가 빈발해졌고 5월 들어서면서부터는 공장을 정상 가동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주간 2교대 도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실현 가능한 대안을 가지고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야 마땅한데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팽팽한 긴장감=이날 직장폐쇄 7일째를 맞은 유성기업 공장 인근 지역은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유성기업으로 들어가는 도로에서 경찰이 출입자에 대한 신분을 꼼꼼히 확인하면서 외부인 통제에 나섰고 관리직 직원 180여명이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공장 정상가동을 외쳤다. 아산공장 정문에는 30여명의 노조원들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면서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오후1시 기자회견 때에는 유성지회 600여명의 노조원이 함께 하며 투쟁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순찰차를 정기적으로 운행하면서 공권력 투입시 차량파손이 우려된다는 안내방송을 통해 노조에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경고했고 헬기를 투입해 노조원들을 긴장하게 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의 박원우ㆍ양승조 의원이 아산공장을 방문해 노조대표로부터 노조입장을 청취한 데 이어 공권력 개입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복기왕 아산시장은 “아산이 자동차부품의 메카로 유성기업으로 인해 여타 부품기업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만큼 협상이 조속한 시간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중재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유기 민주노총 금속노조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공장점거는 금속노조 등 누구의 지시에 의해서가 아니라 유성지회 독자적으로 결정된 사안으로 공권력에 의한 문제해결은 파국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가장 바람직한 노사문화를 자랑했던 유성기업 노사가 다시 한번 자율적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협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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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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