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싼값' 무기로 유통산업 중심축 부상

'싼값' 무기로 유통산업 중심축 부상□유통가는 지금 할인점 열풍(하) 할인점의 초고속 성장세에 힘입어 할인점이 국내 유통업의 중심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영업중인 할인점수는 140여개. 여기에 이른바 할인점 「빅5」가 확보해둔 부지가 100여곳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할인점은 이미 백화점 보다 수적 우위를 확보한데다 잇단 지방 진출로 지방 재래시장, 중소 슈퍼마켓 등 골목상권의 영향력도 갈수록 약화, 국내 소비자들은 할인점을 접할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다. 즉 유통업의 중심축이 기존의 재래상권 및 백화점에서 할인점으로 옮아가고 있는 것이다. 왜 할인점인가. 소비자들이 할인점에 몰리는 이유는 뭘까. 소비자들은 『쇼핑하기 편하고 재미있으니까』라고 잘라 말한다. 불과 몇년새 가족이 함께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생겨나게 됐다. 사실 할인점의 증가는 편리한 쇼핑이라는 표면적인 이점 이외에 다양한 순기능을 가져왔다. 우선 「가격파괴」바람과 함께 등장한 할인점은 국내 소비자 물가 인하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할인점은 기존의 제조업체-대리점-도매상-소매상이라는 다단계 유통구조를 제조업체-할인점이라는 직거래 구조로 바꿈으로서 물가 인하에 기여했다. 올초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를 보더라도 할인점이 등장한 이후 96~99년 4년동안 소매시장에 가격인하 붐을 몰고와 소비자물가가 총 1.79%포인트 하락(연평균 0.45%포인트)했다. 또 할인점의 가격인하 정책은 제조업체의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할인점과 제조업체가 직거래를 하게 되면 대리점 등 중간유통단계에서 드는 마진, 판촉비 등 간접비용이 줄어 상품 경쟁력을 그만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와함께 할인점의 확대는 영세상인, 즉 골목상권의 쇠퇴로 이어져 영세상인들의 무자료거래를 줄이는 부수효과도 거두고 있다. 무자료거래의 감소에 따른 투명한 거래관행은 낙후된 국내 유통구조의 선진화를 앞당겨준다. 그러나 할인점으로 인한 부작용 또한 만만찮다. 가장 큰 문제는 할인점의 지방 상권 잠식으로 불거지는 재래시장이나 영세상인들과의 갈등. 대형 할인점이 문을 여는 방방곡곡 마다 재래시장 상인연합회나 중소 슈퍼마켓업주들이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강력히 반발하는가 하면 할인점의 셔틀버스 운행에 반대하는 지역 운송업자들까지 할인점과의 분쟁에 나서는등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마그넷이 출점부지를 매입한 전주나 이마트가 개점을 앞두고 있는 진주 등 전국 곳곳에서 설 땅을 잃은 영세상인들의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업체별로 한달에 한개씩 점포문을 열면서 인력난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할인점 한개를 여는데 필요한 인력은 250~300명, 올한해동안 50~60곳이 문을 연다고 보면 줄잡아 1만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한 셈이다. 특히 상품매입, 물류, 영업, 전산, 관리부문의 중견간부는 구하기가 더 어려워 자칫 인력부족현상이 점포 운영상의 부실로 이어질 우려도 배제할수 없다. 유통 전문가들은 이같은 역기능을 잠재우면서 순기능을 강화해야만 할인점이 국내 유통시장의 주역으로 뿌리내릴수 있을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할인점의 급성장세는 소비자들이 쾌적한 쇼핑공간, 고품질의 저가격 상품 등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유통업계도 성장 잠재력이 큰 할인점에 집중 투자하고 있어 할인점을 중심으로한 유통시장 재편은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효영기자HYLEE@SED.CO.KR 입력시간 2000/08/24 18:1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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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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