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2월27일] <1330> 파블로프


‘개에게 고기를 보여줄 때마다 종을 치는 실험을 반복했더니 개가 종소리만 듣고도 침을 흘렸다.’ 러시아 생리학자 이반 파블로프(Ivan Pavlov)는 실험을 통해 동물인 개의 식욕이 종소리나 주인의 발걸음에 대한 대뇌의 인식에서 촉발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교과서에도 나오는 파블로프의 ‘조건반사’는 단순한 실험이었지만 현대 심리학을 발전시키고 광고전략에도 영향을 미쳤다. 구매심리를 이끌어내는 반복광고에는 파블로프 이론이 깔려 있다. 1849년 러시아 랴잔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20세까지 신학을 공부했으나 러시아에 불어온 개혁과 탐구의 바람을 타고 과학으로 관심을 바꿨다. 상트페테르부르크대에서 화학과 생리학을 공부해 의사자격을 취득한 후 1936년 2월27일 87세로 사망할 때까지 그는 평생을 연구에 바쳤다. 유명해지기 전까지 방 한칸도 못 구할 만큼 가난했지만 그는 모든 것을 실험에 쏟아 부었다. 요양비가 없어 첫째아이를 잃은 뒤 출산한 둘째아이를 위해 제자들이 걷어준 돈마저도 실험용 동물을 구입하는 데 사용했을 정도다. 조건반사 실험을 통해 1904년 노벨 생리ㆍ의학상을 받은 그는 소련의 기초과학 발달에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원들에게 자신과 같은 수준의 식량과 물자가 배급되지 않는다면 공산정권이 베푸는 모든 특혜를 거부할 것이라는 파블로프의 으름장은 연구원 우대 풍토와 과학기술 발달로 이어졌다. 공산당이 성직자 집안 태생인 학생들을 쫓아내자 ‘나도 성직자의 아들’이라며 교수직을 내던진 사례도 유명하다. 파블로프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중년들에게 특히 귀감이 된다. 나이 50세가 넘어 생리학에서 심리학으로 관심을 돌려 일가를 이뤘으니까. 명저로 평가 받는 ‘조건반사와 심리치료’를 저술했을 때 나이가 80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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