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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스타 선상 팬미팅에 쇼핑도 마음껏… '한류 실은 크루즈'

■ 롯데면세점 '중국인 관광객 유치 행사'

배우 박신혜 활용한 엔터투어먼트 '만선'

400만원대에도 유커 1300명 몰려 대박

4박5일간 상하이~부산~제주 해상 유람

지난 9월23일 로열캐리비안 크루즈 마리너호의 사보이 대극장에서 열린 배우 박신혜 팬미팅을 1,000여명의 중국 관광객들이 지켜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박신혜를 활용한 한류마케팅으로 이날 1,300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했다.

마리너호의 한가운데 명품숍들이 늘어서 있다. 크루즈선사는 명품을 팔면서 여행상품 외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마리너호의 선내 카지노에서 중국인들이 도박에 열중하고 있다. 크루즈의 최대 수익원은 카지노라고 볼 수 있다.

중국 상하이 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 마리너호. 13만8,000톤 규모로 타이타닉호의 3배 이상의 크기를 자랑한다.

면세점 알리고 면세품 판매 효과 '톡톡'

부족한 초대형 여객선 정박항은 아쉬워


4박5일간 상하이~부산~제주 해상 유람

면세점 알리고 면세품 판매 효과 '톡톡'

부족한 초대형 여객선 정박항은 아쉬워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총 1,217만명으로 전년 대비 9.3% 늘었다. 올 들어 상승세는 더 가팔라 8월까지 943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늘었다. 한국의 매력에 이끌려 비행기나 배를 타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여기에 한 명의 관광객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한 관광업계의 노력도 더해지고 있다. 한류를 통한 볼거리를 마련한다든지 보다 편리한 여행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국가별로 차이는 있어 방한 국가별 1위인 중국인 관광객의 올해 증가율은 전년 대비 39.8%나 되는 등 효과가 분명한 반면 2위인 일본은 같은 기간 15.1%나 줄면서 업계의 애씀을 무색하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노력이 관광하기 좋은 한국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서울경제신문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선 롯데면세점(중국인)과 한국관광공사(일본인)와 동행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9월23일 저녁 제주항에 입항해 있던 미국 선사인 로열캐리비언의 크루즈선(유람선) 마리너호의 '사보이 대극장'에는 1,000여명의 중국인들이 모였다. 롯데면세점이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 유치를 위해 추진한 배우 박신혜의 팬미팅 '2014 롯데면세점 박신혜 러블리 데이'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녀가 출현한 드라마 '상속자들'이 중국에서 뜨면서 그녀의 인기도 덩달아 상종가를 치고 있다. 그녀는 롯데면세점의 홍보모델을 하고 있다. 무대에 오른 박신혜가 "여러분 안녕하세요. 배우 박신혜입니다"라고 인사하자 박수와 함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사보이 대극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은 젊은 여성들이 많았지만 가족 단위의 방문객도 눈에 띄었다. 박신혜는 자신의 노래를 부른 데 이어 애장품을 추첨을 통해 전달하고 팬들과 일일이 사진을 함께 찍기도 했다.

◇배도 타고 님도 보고 '1석 2조' 크루즈여행=기자는 전날인 9월22일 인천공항에서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으로 날아간 후 다시 이동, 상하이항의 여객선 부두에 정박한 마리너호에 올랐다. 이 크루즈를 타고 3,800명의 승객과 함께 제주~부산~상하이를 도는 4박5일의 해상유람을 하기 위해서다. 초대형 유람선인 마리너호는 크기가 13만8,000톤에 길이 311m, 너비 48m나 된다. 이는 100년 전 대서양을 횡단한 호화유람선의 대명사격인 타이타닉호(4만6,300톤, 길이 259m, 너비 28m)의 세배가 넘는 크기다.

배 안에는 정말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 야외수영장은 기본이고 바에 공연장·영화관·도서관·농구장·아이스링크까지 있다. 4일 정도는 배 밖에 나가지 않아도 안에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이 배의 수익구조다. 4박5일에 적용되는 1인당 400만원 내외의 요금은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이 정도 시설을 움직이는 데 충분하지는 않을 듯하다. 결국 기본 서비스와는 별도의 요금이 붙는 유료시설이 많다는 것이다.


배의 한가운데 가장 널찍한 곳에는 명품 브랜드숍이 있다. 코치(COACH) 등 다양한 제품이 소개돼 있다. '누가 이런 데서 이런 제품을 살까'라고도 생각하겠지만 생각보다 많이 팔린다고 한다. 그 외에 기본인 숙식 이외에는 모두 돈을 쓰게 돼 있다. 좀 괜찮다는 식사는 유료이고 모든 오락시설에도 적지 않는 돈이 들어간다. 400만원은 말 그대로 기본 숙식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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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수익이 많은 남는 것은 카지노다. 24시간 쉼 없이 돌아가면서 승객들의 돈을 거둬간다. 마리너호는 미국 국적이다. 선상 카지노가 가능하다. 반면 한국 국적의 크루즈가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카지노 허가가 나지 않아 수익구조가 빈약하기 때문이다. 현행 법률상으로 선상 카지노를 설치할 수 없다.

◇한류스타 활용, 엔터투어먼트 뜬다=이번 행사에서 롯데면세점은 '한류스타'인 배우 박신혜를 끼워넣은 4박5일 크루즈 상품을 팔았고 여기에 1,300명의 중국인들이 화답했다. 물론 여행사들과 크루즈 선사도 이번 여행상품의 이익을 가져갔다. 롯데면세점은 크루즈가 기항하는 제주도의 면세점을 홍보하고 면세품을 판매하는 효과를 봤다. 마리너호의 전체 승객은 3,800명이었는데 이중 3분의1이 롯데면세점이 직접 유치한 승객이었던 셈이다.

물론 한류스타는 이미 관광객 유치에 첨병의 역할을 하고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가 흥행하면서 '욘사마' 배용준과 '지우히메' 최지우를 이용한 마케팅으로 일본인들을 끌어들인 것을 비롯, 드라마의 배경이 됐던 남이섬은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류가 본격화된 지 10년이 흐르면서 이제는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아예 한류스타를 활용해 관광상품을 파는 것이다. 이른바 '엔터투어먼트(엔터테인먼트+투어)'다. 롯데면세점은 박신혜를 이용해 중국인 관광객을 모으고 면세품 매출을 올린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크루즈 관광이라는 신상품이다. 2010년 제주 지역 크루즈 입항 횟수는 49회에 불과했지만 3년 만인 지난해는 185회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방문객 수도 같은 기간 5만5,000명에서 38만명으로 늘어났다. 한류스타를 활용하는 등 롯데면세점에서 직접 유치한 크루즈 고객만 지난해 11만명에 이어 올해는 2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측은 "크루즈를 이용해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 1명이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쇼핑으로 쓰는 돈은 평균 70만원 정도고 그 외에 주변 시설물 이용 등을 고려했을 때 관광객 유치에 따른 경제적 부가가치는 엄청나다"며 "롯데면세점은 앞으로도 크루즈 관광객을 적극 유치해 외국인 관광객 증대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크루즈 정박항 등 인프라 늘려야 =새로운 형태의 관광이 시작되면 그것에 맞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초대형 여객선인 크루즈가 바로 그렇다.

제주도에는 아직 크루즈 전용 접안 시설이 없다. 9월23일에도 제주항 부두에 배를 세우고 승객들은 아래층의 작은 문으로 내리고 탄다. 이 때문에 승하선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중국 상하이항의 경우 전용시설을 통해 마치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는 것처럼 편리했지만 제주도는 전혀 딴판이다. 크루즈 선박의 입항이 급증하고 있지만 이에 맞춘 인프라가 확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들 승객이 이용할 수 있는 면세점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제주도에 있는 시내 면세점은 서귀포시 중문에 있는 롯데면세점과 제주시에 있는 신라면세점 단 2곳뿐이다. 하루에도 수천명씩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이날처럼 크루즈를 타고 온 3,000명이 넘는 승객들은 체류 시간상으로 제주시내에 있는 한 곳 면세점에 몰린다. 불편이 적지 않다. 롯데면세점 측은 제주시내에 추가 확대를 요청하고 있지만 관련 기관 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진척이 느리다.

크루즈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관광객들의 적극적인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크루즈업계에서 말하는 관건은 카지노의 허용 여부다. 국내 선사들은 선내 카지노 허용을 요구하고 있는데 현재 이를 허용하는 관련법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상하이·제주=글·사진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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