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7월 7일] 소형주택이 침체 시장 탈출구

최근 국내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라 소형가구의 지속적인 증가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소형가구 기호를 반영하는 주택 건설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소형주택 건설비중은 점차 감소한데다 재건축ㆍ재개발에 따른 멸실(滅失) 규모가 늘어나 소형주택 공급량은 부족한 반면 소형가구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주택시장의 가격불안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소형주택의 평당 가격은 이미 중형주택을 넘어선 지 오래다. 최근 서울 일부 지역의 경우 전체적인 주택시장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반면 소형주택은 중대형의 평당 가격을 상회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국내 인구구조 변화 日과 유사 국내 인구구조 변화는 일본과 10~20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인구 및 가구원 수의 변화가 주택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과 같이 향후 국내 소형가구 증가에 따른 주택시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일본은 지난 2005년 이후 총인구는 감소세로 전환된 반면 1~2인 가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2010년에 과반수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 비중은 28%(2010년 추정치)에 이르고 있다. 또한 부동산 버블붕괴 이후 자산으로서의 주택가치에 대한 인식 변화로 임대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는 등 주택시장의 트렌드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이러한 일본 소형주택 시장의 주목할 만한 변화로는 소득계층별ㆍ지역별 차별화 양상과 투자 수익처로서 소형 임대주택 시장의 성장, 중고주택의 재발견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1~2인 가구의 도심집중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수도권 내 1인 가구 비중은 34%, 도쿄도의 경우 43%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도심 내의 높은 주택가격에 따라 임대주택 시장이 급성장하며 최근 임대전문관리회사가 등장하는 등 소형 임대주택 시장이 체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소득 수준별로 주택시장이 다분화하고 있는데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계층은 소형 임대주택이나 셰어형 주택(공동생활 주택)을 선호하는 반면 고소득 싱글족들은 콤팩트 맨션(30~50㎡의 소형맨션)이라는 고급형 분양맨션 소유를 선호하는 등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또 도쿄 내 역세권 지역 및 록본기힐즈와 같은 대규모 오피스 단지를 중심으로 직장인 수요가 급증하면서 임대맨션 시장이 크게 성장해 연 9%대의 높은 임대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일본 내 금리가 1%대임을 감안한다면 이는 새로운 부동산투자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새롭게 주목해야 할 점은 중고주택 리모델링을 통해 소형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현상인데 이는 기존주택을 셰어형 주택으로 전환해 임대수익을 얻을 뿐 아니라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고령층을 위한 또 다른 실버사업으로 등장하고 있다. 일본에서 중고주택 리모델링 사업에 투자하는 80% 이상이 50대 이상인 고령자라는 점, 신축주택의 감소와 소형주택수요의 지속적인 증가세 등을 고려해보면 중고주택 리모델링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높게 평가되고 있다. 수요증가 맞춰 유형 다분화를 국내 인구구조의 변화가 일본과 유사하게 뒤따르는 현상, 소형가구의 증가 속도가 일본을 상회하는 점, 수도권 집중현상(국내 1인 가구의 44%가 수도권에 집중)이 심화되는 점 등을 감안한다면 향후 국내 소형주택 시장이 일본의 변화양상과 비슷한 추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국내 소형주택 수요 증가에 발맞춰 지난해 4월 도시형 생활주택에 이어 올해 준주택 개념을 도입하고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등 소형주택 공급 활성화에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내 향후 국내 소형주택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국내에서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소형주택 시장의 지역별ㆍ소득별 차별화 양상이 나타나는데다 향후 소형가구의 지속적 증가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다분화하는 소형가구의 기호를 반영한 다양한 주택공급 유형 및 지원방안 등을 고민해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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