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요 초대석]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대담:이용택 증권부장 ytlee@sed.co.kr<br>"외국기업, 상반기중 국내증시 첫 상장"<br>거래소 IPO 연내추진…글로벌 경쟁력 강화<br>주식양도차익 과세확대, 현상황선 쉽지 않아<br>최근 지수 급락불구 장기상승추세 이어질것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의 2006년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우선 해외 기업이 국내 증시에 처음 상장되는 원년이다. 동시에 증권선물거래소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기업으로 탈바꿈해 동북아 금융허브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다지게 된다. 특히 올해는 증권선물시장 개설 50주년인 동시에 통합거래소 출범 1주년으로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해이기도 하다. 이를 위한 증시 여건도 나쁘지 않다. 코스피지수가 1,400포인트를 넘어섰다가 되밀리며 조정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장기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미 동북아 최고의 거래소 도약이라는 비전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달성하려면 경쟁력 강화가 필수인데 그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기업공개이고 외국기업 유치입니다. 외국기업 유치는 상반기 중 1호 상장기업이 나오면서 계속 늘어나고 기업공개 역시 예정대로 추진될 것으로 봅니다. 올해는 증권선물거래소가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이영탁(사진)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은 22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연내 기업공개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외국기업들을 많이 유치, 우리 증시 투자자들이 좋은 기업에 투자할 수 있고 해당 기업도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해 모두 윈윈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이사장이 지난해 통합거래소 초대 이사장으로서 내건 비전은 ‘2008년 세계 톱10 거래소 진입’ . 올해 기업공개와 외국기업 유치를 통해 이 같은 비전을 가시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개인적으로 “거래소의 위상강화 못지않게 현재 추진 중인 전산 시스템 통합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쳐 누가 보더라도 좋은 시스템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증시에 외국기업을 상장시키겠다는 당초 계획이 미뤄져 올해로 넘어왔는데 성과는 언제쯤 나올 것으로 보는지요. ▦지난해 중국 기업의 국내증시 상장이 최종 결정단계까지 갔다가 자체 문제로 주총에서 부결돼 미뤄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척 아쉽게 생각하지만, 시기만 몇 개월 지연됐을 뿐입니다. 상반기 내 국내 첫 상장이 이뤄지고 연내 다수 기업이 상장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한국 증시 상장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관심이 특히 높습니다. 중국 정부와 공기업이 보유한 비유통주 처리에 한국 시장을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중국 상장기업 주식 가운데 증시에서 거래되지 않는 정부 및 공기업 보유 지분(비유통주)은 전체의 66%에 달합니다. 중국 정부는 중국 증시의 저평가 원인이 비유통주에 있다고 보고 이를 단계적으로 시장에 유통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우선 중국 우량기업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은 좋은 기업에 투자할 수 있고, 해당 기업은 한국에 상장하기를 잘했다고 만족해 모두 윈윈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증권선물거래소 IPO도 올해 현안 중 하나인데요. IPO 추진일정은 어떻게 돼가고 IPO의 효과는 무엇입니까. ▦지난해 말 발표한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주주 및 정부 등과 협의해 구체적인 상장방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하반기 상장이 가능할 것입니다. 증권선물거래소가 IPO를 할 경우 소유구조가 개편될 뿐 아니라 기업가치 및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거래 시스템도 첨단화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5대 거래소의 대부분이 상장한 상태이며 아직 상장하지 않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도쿄증권거래소(TSE) 역시 최근 상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거래소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상장을 통해 체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를 통해 외국기업 상장 유치와 해외 시장 연계ㆍ제휴 등 증권선물시장의 국제화 작업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지만 거래소 IPO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시장감시위원회의 권한 분리 등이 쟁점인데요. ▦시장감시위원회는 거래소 통합과정부터 많은 논의를 거쳐 거래소 내부에 두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결론이 난 사안입니다. 현재도 경영진이 시장감시위원회에 일절 간섭할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다만 IPO에 앞서 이해상충 및 공공성 훼손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시장감시위원회의 독립성을 더욱 강화, 경영진이 개입할 여지가 전혀 없도록 방화벽을 높일 방침입니다. -올 들어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주가지수가 지난주 크게 하락했습니다. 상승 피로감에다 해외 악재가 한꺼번에 터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식 양도차익 과세라는 루머가 돌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사실 주식 양도차익 과세는 상당히 민감한 문제입니다. 정부가 정책변화를 시도할 때는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거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섬세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고 판단됩니다. 주식 양도차익 과세를 도입한 외국의 경우 이에 따른 세수 규모도 그다지 크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탓인지 올해에는 증시 조정에 대한 두려움도 커졌는데요. 올해 주식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최근 지수가 하락했지만 장기 상승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증시 주변자금 상황을 봤을 때 여전히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올해 실물경제도 많이 좋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주가가 오르면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나타나 소비가 늘고 기업들도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쉬워져 투자를 늘리게 될 것입니다. 이는 고용증가와 소비증대로 이어질 것이고 소비증가는 다시 주가 상승 및 기업의 이익증가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나타날 것입니다. -자본시장통합법 제정 등으로 올해 자본산업이 빅뱅을 맞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데 자본산업의 올바른 발전방향은 무엇입니까. ▦자본시장통합법이 실시되면 대형 금융투자회사의 출현이 가능해지고 장외 파생상품, 인수합병(M&A), IPO 등 수익성 있는 사업을 추진해 수익구조 다변화를 꾀할 수 있게 됩니다. 또 금융기법이 선진화되고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자본시장의 획기적인 발전이 예상됩니다.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증권업계 역시 수익구조 다변화에 나서야 합니다. 단순 위탁매매 수익을 점차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M&AㆍIPO 등의 투자은행(IB) 업무와 자산관리 업무를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국내 증권사들은 외국계 투자은행과 비교했을 때 규모나 인력면에서 열세입니다. 지속적인 규모 확대와 업무능력 강화가 필요합니다. -통합 증권선물거래소가 출범한 지도 벌써 1년이 됐습니다. 통합거래소 출범 1년의 성과와 향후 과제에 대해 말씀해주시지요. ▦1년 전에는 현ㆍ선물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 증권업협회 내 코스닥위원회 등 4개 기관이 ‘물리적’으로 합쳐진 상황이었다면 지금은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창출되는 ‘화학적’ 결합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각 기관의 유사업무 및 제도를 통합하고 각각의 시장 노하우는 공유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시장감시나 심리ㆍ감리기법을 정비해 연계감시체계도 구축했습니다.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의 해외 기업설명회(IR), 투자박람회, 국내외 기업 상장 유치 등도 합동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IT 통합에 치중할 방침입니다. 단계적 IT 통합 청사진을 토대로 곧 시스템 개발방안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먼저 전자공시ㆍ종합감리 등 시장지원 시스템을 통합하고 내년까지 주식, 채권, 선물ㆍ옵션 등 모든 시장매매 시스템 통합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관련기사



노희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