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초반 방영,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드라마 '암행어사 '가 21세기 판으로 다시 태어난다.
MBC는 새 월화드라마 '어사 박문수'(극본 고동률ㆍ유진희, 연출 정인)를 9일부터 16부작으로 방송한다. 80년대 '박문수'를 단정한 인상의 이정길이 연기했다면 21세기식 '박문수'는 코믹한 이미지를 두루 갖춘 유준상이 담당한다. 임현식이 연기했던 어사의 심복은 탤런트 이한위의 몫.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보디가드는 남성(안호해)에서 여성(한혜진)으로 '세대 교체'를 이뤘다.
'암행어사'가 매번 독립적인 이야기로 꾸며지던 시츄에이션 드라마였다면 '어사 박문수'는 인물 및 줄거리에 연속성이 부여되는 미니시리즈 형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야사를 중심으로 한 픽션에서 박문수의 일대기와 당대의 정치상황 등을 담아낼 논픽션 정극으로 달라진다. 부정부패 및 사건 사고를 파헤쳐 가는 추상 같은 '수사 사극'적 요소는 물론 변함이 없다.
문수를 신임해 중용하는 영조 역은 탤런트 조민기, 친구지만 역모에 가담해 문수의 손에 의해 죽게 되는 양민서 역은 최종환, 역시 친구지만 적이 되고 마는 김중민 역은 최성준이 맡았다. 이외 문수를 사랑했으나 민서와 혼인하는 연희 역을 임지은이 담당한다.
제작진은 팔도를 유람해야 하는 어사의 행보를 충실히 재현하기 위해 당시 교통수단이었던 나룻배를 45일간 고증해 선조하는 등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연배우 유준상은 이 드라마를 위해 결혼까지 연기한 입장.
정인PD는 "전작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 어떻게 비쳐질지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면서도 "민중의 가슴에 통쾌한 대리 만족을 선사했던 박문수의 활약상은 현재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PD는 드라마 '암행어사'에서 조연출을 담당했었다.
김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