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넷라이프/플라자] "게시판에 광고메일 올리지 마세요"

인터넷의 한 성인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글 제목들이다. 이 웹사이트는 자신의 성경험을 이야기하는 곳. 그러나 성인 비디오를 연상시키는 이런 제목들에 혹해 마우스를 누르면 당장 다음과 같은 글이 뜬다.『확실하게 돈 버는 곳입니다. 가입만 하면 적립금을 받고, 다른 사람을 추천하면 추가됩니다. 제가 여러 곳을 돌아다녀봤는데 이곳이 제일 확실한 것 같습니다. 가입하실 때 제 아이디를 추천인란에 적어 주세요』 한때 네티즌을 괴롭혔던 광고 메일(스팸 메일)이 성인 게시판으로 번지고 있다. 이런 글들 중에는 『저 용돈 좀 벌게 도와주세요』라는 읍소형마저 있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쓴웃음을 짓게 만든다. 해당 게시판에는 광고성 글을 삭제하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지만 사라질 기미가 없다. 지난 2~3년 동안 스팸 메일은 사회적 문제로까지 부각됐다. 많으면 하루에도 서너통씩 날라오는 스팸 메일 때문에 짜증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하는 네티즌들이 적지 않았다. PC통신과 인터넷 인구의 급속한 증가, 당시만 해도 부족했던 네티켓, 해당 기업의 허술한 메일 관리 등이 문제였다. S사의 김윤식 부장은 『무료 메일 아이디가 4~5개 정도 있었는데 지난해만 해도 툭하면 스팸 메일이 날라왔다. 특히 외국 에 스팸 메일이 잦았다』고 밝혔다. 요즘에는 스팸 메일이 많이 줄어든 편이다. 인터넷통신 나우누리의 윤설아 씨는 『인터넷통신 회사들이 스팸메일 차단 시스템 등을 도입하고 단속을 강화하면서 많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넷츠고의 최영경 씨도 『스팸메일이 큰 도움이 안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잘 보내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팸메일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 붐을 타고 게시판이나 무료 메일 같은 곳으로 스팸 메일이 퍼지고 있다. 네띠앙의 이종혁 홍보팀장은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중 하루에 300~400개 정도를 삭제한다. 이중 90%가 상업적인 광고성 글들이다』고 말한다. 그나마 작은 웹사이트들은 수시로 삭제하기도 쉽지 않다. 웹사이트의 가치가 회원숫자로 평가돼 회원 가입만 대행해주는 곳도 있다. 이런 곳들이 스팸 메일이나 게시판 광고의 주범중 하나다. 어떤 웹사이트는 다른 사람들에게 광고가 첨부된 메일을 보낼 때마다 수수료를 주는 곳도 있다. 스팸 메일을 부추기는 셈이다. 요즘 수백개 이상으로 늘어난 증권정보 웹사이트의 게시판도 알게 모르게 광고성 글들이 많이 올라온다. 게시판 광고는 스팸 메일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괴롭힌다. 스팸메일은 광고라는 게 눈에 보여 바로 삭제되기 일쑤다. 그러나 게시판 광고는 전혀 그렇지 않아 마우스를 누른 네티즌들을 허탈하게 하고, 심지어는 분노까지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인터넷의 특성상 이런 글들을 제재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최근 정치에 시민운동이 끼여든 것처럼 스팸 메일을 막기 위해 나선 네티즌들도 있다. 인터넷신문인 「뉴스보이」가 그중 하나다. 뉴스보이의 김종택 씨는 『스팸은 개인정보가 무작위로 빠져나가 발생하므로 정보화 사회에서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라며 『개인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적극 대처해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회사는 반스팸 활동을 벌이며 스팸 메일을 보내던 몇개 회사에서 사과문을 받아내기도 했다. 김종택씨는 『최근에는 각종 게시판에 무작위로 광고를 쏘는 프로그램도 나와 있는 실정』이라며 『이런 프로그램이 법적으로 허가가 나있고, 법이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연기자DREA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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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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