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FRB, 2인자의 반란?


옐런 부의장, 과도한 양적 완화 경계… 버냉키 의장에 반기드는 모습 보여 ‘2인자의 반기인가 여론 비판 희석용인가’ 세계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2인자인 자넷 옐런 부의장이 벤 버냉키 의장이 검토중인 2차 양적완화 정책에 반기를 드는 듯한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 옐런 부의장의 발언은 샌프랜시스코 연방은행총재에서 부의장에 오른 이후 첫 번째 발언인데다 버냉키의장과는 다뭇 다른 뉘양스를 풍겨 큰 파장을 일으켰다. 양적완화로 인한 거품을 경계하는 발언에 곧바로 뉴욕 증시가 하락 반전하고 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상승하는 등 금융 시장이 요동쳤다. FRB 2인자의 발언은 오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차 양적완화 정책을 채택하느냐를 놓고 FRB 수뇌부간의 격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옐런 부의장은 11일(현지시간) 덴버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회의에 참석, “부양적 통화 정책(accommodative monetary policy)이 금융 시스템의 레버리지 확대와 과도한 위험 감수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과도한 양적 완화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옐런 부의장은 “거시건전성 정책 결정자들은 ‘파티’가 끝난 후 ‘술잔’을 치울 준비를 해야 한다”며 “우리의 목표는 규제 수단 강화를 통해 구조적 위험을 막아내는 정책을 전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옐런 부의장이 2차 양적 완화에 대해 직접적 반대 의사를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발언의 파장은 컸다. 이날 증시는 초반 상승 폭을 모두 반납하고 S&P500지수의 경우 전일 대비 0.1% 하락한 1,165.05에 장을 마치기도 했다. 외환시장에서도 신흥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골드윈 찬 외환전문가는 “FRB가 제2차 양적완화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실탄투입 규모가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본다”며 양적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낮췄다. 시장은 그 동안 벤 버냉키 의장의 잇따른 추가 양적완화 시사 발언에 고무돼 있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8월 말 잭슨홀에서 열린 중앙은행장 연찬회(잭슨홀 미팅)에서 “FOMC(연공개시장위원회)는 디플레이션을 강력히 저지할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비전통적 통화완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2차 양적완화 정책을 예고했다. 그는 이어 지난 9월 프린스턴대 강연에서도 “경기 회복이 너무 느리다. FRB는 상당히 공격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추가 양적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4일에는 로드아일랜드주 공공기관 정책연구소 만찬에서 “추가 자산 매입이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추가 양적완화를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 그 동안 시장은 버냉키의 발언과 고용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는 미 경제상황 등을 감안해 2차 양적완화 규모가 최소 1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급속히 대두돼 왔다. 다만 옐런 부의장에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양적완화 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다기 보다는 팽창적 통화정책에 대한 따가운 비판을 희색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FRB가 양적완화 정책의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시장에 보내기 위함이라는 지적이다. 진위야 어쨋든 FRB 2인자의 발언은 FRB 수뇌부간의 통화정책 논란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사실 FRB 수뇌부 사이에서 추가 부양책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찰스 플로셔 필라델비아 연준 총재,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토마스 호니그 캔자스시티 총재 등 이른바 ‘매파’들은 지속적으로 팽창적 통화정책을 거둘 때가 됐다고 경고해왔다. 미래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점 커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FRB내 영향력 2위 인물인 옐런 부의장까지 양적 완화에 대해 경계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양적완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피셔 총재는 지난 7일 미네소타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이 추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단행할 것이라고 섣불리 추측해선 안된다”며 "FOMC 내에서 양적 완화의 장단점과 비용, 효과를 두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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