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설] 개혁은 진보의 전유물이 아니다

17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야 정당들 사이에서 이념과 정강정책을 정립하 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당선자 워크숍 을 통해 실용적 개혁정당으로서 당의 좌표를 정립한데 이어,한나라당도당선자 연찬회에서 개혁적 보수정당으로 당의 노선을 설정했다. 언뜻 두 정당의 노선이 개혁을 지향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 만 진보와 보수간의 이념상의 차별성은 인정된다. 두 정당의 노선이 비슷해 보이는 것은 두 정당에서공히 중도 수렴현상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보는 보수를 수용하고 보수는 진보를 수용해 상호보완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의 개념은 인간에게 선악의 요소가 공유되고 있는 것처럼 양면 적인 것이다.다만 개인적인 편향의 정도와 시대적인 요구의 정도에 차이 가 있을 뿐이다. 보수든 진보든 극단적인 것에는 거부감이 뒤따른다. 중도 수렴은 거부감을 완화하고 시대의 요구에 호응하는 자연스런 과정이다. 그 같은 중도수렴을 통해 정치는 사회통합의 기능을 하게 된다. 그 점에서 여야당 특히 원내 과반의석의 여당인 열린우리당 당선자들이 밝 힌 자신의 이념성향은 관심을 끄는데,자체 설문조사 결과 중도진보 56%, 중도 28%, 중도보수10%로 중도표방 세력이 9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한 언론사가 한나라당 당선자를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중도보수 51.1%, 중도 37.8%, 중도진보 2.2%로 중도표방 세력이 91%를 차지했다. 여야 모두에게 중도수렴의 요구가 반영됐다는 사실 외에, 중도진보와 중도보 수가 과반 이상을 차지해 여야가 진보와 보수로 명확히 갈라져 있는 점도의미 있는 대목이다. 열린우리당 당선자들에 대한 정책설문조사에서 특히 경제정책과 관련해 실 용주의 노선이 상당부분 반영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 기대를 갖게 한다.다만한가지 의아한 것은 우리가 가장 중점을 둬야 할 외교통상 상대국으로 중국을 꼽은 사람이 63%로 가장 많았고 미국(26%), 아세안(5%),EU(3%),일본(2%)의 순으로 나타난 점이다. 한ㆍ중관계의 중요도에 비추어 이해되는 면도 있지만 무게중심의 이동이 너무 급격해 보인다.또 그것이 이념적 편향성과 연관돼서도 안될 것이다 .한ㆍ일관계의 중요도에 비추어 집권당 의원들이 일본에 대한 비중을 2%밖에 안두고 있다는 것은 뭔가 큰 착각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여겨질 정도다.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의장이 “개혁은 진보의 전유물이 아니다”고 한 말이 정책의 유연성과 실용성으로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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