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화성산업(21C유통시장 재벌이 뛴다)

◎2000년 매출 2조… 종합 유통그룹 도약/백화점 할인점 10개씩 확보 전국공략 박차/신업태 집중육성 점포개발 다양화/불 프렝탕과 제휴 서울 역진출 나서요즘 국내 지방유통업계는 수난기를 맞고 있다. 서울지역 백화점 및 외국업체들의 잇단 지방 공략으로 「향토 백화점」들이 경영난 또는 부도에 처하는 등 위기상황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16일 부산 최대 지역백화점인 태화백화점의 법정관리 신청과 이를 비관한 김정태 회장의 자살은 위기에 처한 지방 유통업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지방 유통업계의 이같은 위기 속에서도 대구 동아백화점을 운영하는 화성산업(대표 이인중)은 지방 최대 유통업체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건설과 유통부문을 양대축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화성산업은 화성개발, 덕산무역, 동진건설, 동아축산 등 10여개 계열사를 확보하고 있어 지방업체로는 드물게 그룹 규모를 갖추고 있다. 유통사업 부문의 매출규모도 현재 지방업체로는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전국적으로도 순위권에 꼽힐 정도다. 지난해 동아백화점의 매출은 5천5백억원이며 올해는 7천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같이 탄탄한 기반을 토대로 화성산업(동아백화점)은 연고지인 대구·경북지역에서 충분한 입지를 다진 이후 무대를 넓혀 전국 규모의 대형 유통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는 면세점 사업, 호텔·콘도 등의 레저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화성산업의 유통사업 진출은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다. 본래 토목, 건축사업을 하던 화성산업은 72년 대구광역시 중구 동문동에 동아백화점 본점을 오픈했는데 당시만 해도 뜻하지 않았던 사업이라 별다른 애착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74년에 백화점 임대업자들의 반발을 감수하면서도 경제기획원의 가격정찰제 지침을 준수, 판매가의 공신력을 높인 동아백화점은 정부 유통근대화 사업의 일환인 슈퍼체인사업본부로 지정되면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대부분의 지방 유통업체들이 목좋은 자리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영업을 해온데 비해 동아백화점은 업계 최초, 지방업체 최초의 제도를 잇따라 도입하는 공격적인 경영을 해왔다. 78년에는 지방 업계 최초로 신용판매제도를 실시했고 81년에는 업무전산화를 위해 POS(판매시점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83년에는 최첨단 물류 집배송가공시설을 갖춘 동아유통센터를 건립, 생식품의 신선도 및 대소비자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동아백화점은 또 지방업체로서 유일무이한 서울 역진출을 빼놓을수 없다. 88년 동아백화점은 세계적 유통업체인 프랑스 프렝탕백화점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중구 을지로 장교동에 「쁘렝땅백화점」을 오픈한 것. 이인중 화성산업 사장은 『서울의 재벌 백화점들이 지방으로 점포망을 확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대구에 뿌리를 내리고 있던 우리 회사도 서울업체들에 일방적으로 얻어맞기보다는 서울로 가서 정면으로 승부해 보고 싶었다. 어차피 전국규모의 대형 유통업체로 발돋움하는게 내 꿈인만큼 꿈을 이룰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는 유통시장 개방에 대비, 20년이상의 노하우를 바탕으로한 신업태 진출도 적극 모색했다. 92년 신업태 개발팀을 가동, 할인점 진출에 시동을 건 동아백화점은 96년 11월 대구시 북구 관음동에 회원제 창고형 도매클럽(MWC)인 「델타클럽」을 개점, 할인점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이로써 동아백화점은 백화점, 슈퍼체인, 할인점 등 각종 업태를 골고루 갖춘 유통 전문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동아백화점은 앞으로도 꾸준한 다점포화 전략을 추진, 중앙 및 외국업체의 진출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백화점의 경우 본점 이외에 83년 구미점, 84년말 중구 덕산동의 동아쇼핑센터, 88년 서울의 쁘렝땅백화점을 차례로 오픈했으며 96년 1월 대구 수성구 범물동에 지역밀착형 점포인 수성점, 97년 7월에 대구 칠곡지역을 커버하는 칠곡점을 개점하는 등 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내년 상반기에 매장면적 8천5백평 규모의 포항점을 개점하는 등 꾸준히 점포를 늘려 2000년까지 백화점을 10개점 확보할 계획이다. 신업태의 경우 아직은 점포수가 적지만 앞으로 5년동안 주력사업으로 삼기로 했다. 이사장은 『경기가 불황인데다 백화점 업태가 최근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시점인 만큼 당분간은 경투자, 고속 회전을 특징으로 하는 신업태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미 개점한 신업태로는 관음동에 오픈한 MWC 「델타클럽」, 비회원제 할인점인 「동아마트」 3개점, 지난 5월 대구 수성구 지산동에 오픈한 스포츠용품 카테고리킬러 「동아스포츠마트」 등이 있다. 98년 상반기 개점을 목표로 구미시 임수동에 매장면적 3천평 규모의 할인점, 대구 달서구 성서지구에 디스카운트스토어를 각각 오픈할 계획이며 수성구 수성동 주상복합건물에는 99년 하반기 하이퍼마켓을 각각 오픈할 예정이다. 특히 동아백화점은 신업태의 경우 회원제 창고형 클럽, 디스카운트스토어, 하이퍼마켓, 카테고리킬러, 홈센터 등 다양한 업태를 각 상권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하는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이미 전산시스템 등 인프라스트럭처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가격지향형 점포는 여러가지 업태를 전개한다고 하더라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 동아백화점측의 설명이다. 이밖에 현재 25개점이 영업중인 슈퍼체인은 기존 점포 가운데 상권이 우수한 곳을 선별, 비회원제 할인점(디스카운트스토어)인 「동아마트」로 리뉴얼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따라 동아백화점은 2000년까지 백화점 10개, 할인점 10개의 쌍두마차식 운영으로 매출 2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아울러 물류 효율화는 동아백화점이 특히 신경쓰는 부분 가운데 하나이다. 이사장은 공산품은 물론 농수축산물을 생산자와 직거래하는 수직계열화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일찌감치 80년대 초반에 물류센터인 동아유통센터를 건립한데 이어 동아축산을 별도법인으로 설립, 축산물 종합처리 및 도축·육가공업 등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동아축산이 현재 건립중인 군위공장이 완공되면 수입개방에 따른 고급브랜드육 공급을 확대할수 있게돼 동아백화점은 경쟁력이 한층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효영 기자> ◎인텨뷰/화성산업 이인중 사장/“외국업체 공세대응 값경쟁력강화 총력 수직계열화로 승부” 『대구에 까르푸, 마크로 등 외국업체는 물론 삼성물산, 롯데쇼핑 등 대형 업체들이 속속 들어올 예정이지만 앞으로 5년이내에 이 지역에서 우리를 앞지를 업체는 없습니다.』 지방 유통업체들이 고사위기에 처한 가운데 대구 동아백화점을 운영하는 화성산업의 이인중사장은 이처럼 자신감을 표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태화쇼핑의 법정관리 신청이후 지방 유통업체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부산, 대구, 광주, 대전 할 것없이 지방은 지금 상권전쟁중이다.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있는 지방업체로서 태화쇼핑 사건은 가슴아픈 일이다. 그러나 동아백화점은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 신업태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쁘렝땅백화점을 통해 서울로 역진출한 사례 등이 준비작업이라 할 수 있다. ­대구지역의 「상권전쟁」 현황은. ▲당장 7월말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프라이스클럽」이 북구 검단동에 오픈하고 9월초에는 삼성물산의 첫 할인점 「홈플러스」가 개점한다. 또 99년에 까르푸, 마크로, E마트 등의 개점이 예정돼 있으며 2000년 이후 롯데쇼핑이 대구역 민자역사를 건립하는 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내년까지 대구·경북지역에서 동아백화점의 백화점 및 신업태 점포는 8개다. 구매력으로 보나 점포수로 보나 5년내 우리를 앞지를 업체는 없다고 단언한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장 주안을 두는 전략이 있다면. ▲국내업체는 전세계적으로 수직계열화가 철저히 돼있는 외국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동아백화점은 수직계열화 작업에 가장 신경쓰고 있다. 경북도내 농수산물 협력농장이 1백군데 이상이며 올연말 군위에 축산공장이 완공되면 축산물 공급도 한층 용이해진다. ­장기적인 사업계획을 요약해 달라. ▲장래 5년정도는 신업태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각 상권특성에 따라 창고형 회원제클럽, 비회원제 할인점, 카테고리킬러, 홈센터 등 다양한 업태를 전개할 계획이다. 그리고 대구·경북지역에서 다점포화가 마무리되면 서울 등 다른지역으로 본격 진출, 전국 규모의 업체로 발돋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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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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