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뜻밖의 어닝 쇼크로 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 하락세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실적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 글로벌 유동성이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2ㆍ4분기 실적을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향후 주가 방향성이 잡힐 것으로 진단했다.
GS건설은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4.12%(1,150원) 내린 2만6,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7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이 동안 주가가 18% 넘게 곤두박질쳤다.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주가 하단을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7% 넘게 하락한 것을 포함해 이달 들어서만 25% 넘게 추락했다. 지난해 말 17만원을 오르내리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주가(7만1,600원)는 반토막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의 곤두박질은 1ㆍ4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후 시장에서의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GS건설이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연간 전망을 내놓았고 삼성엔지니어링도 2분기 1,000억원 수준의 세전이익이 기대된다고 알려졌지만 시장에서는 ‘나와봐야 안다’는 확인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GS건설이 5,900억원 규모의 싱가포르 복합시설 수주를 발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더군다나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 움직임도 수급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이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외국인의 매도세도 실적 우려가 큰 건설 업종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이날 200억원 순매도한 것을 포함해 이달 들어 삼성엔지니어링을 940억원어치 내던졌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GS건설도 87억원어치 내다팔았다.
조동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 수준은 회사에서 제시하는 실적 가이던스로는 이미 하단 밑으로 내려온 상태”라면서도 “실적에 대한 시장의 믿음이 크게 무너진 상황이라 현재로서는 주가 하단을 예상하기가 사실상 힘들다”고 전했다.
허문욱 KB투자증권 이사도 “2분기 실적이 발표를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향후 주가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1분기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던 중동지역의 저가수주 물량 잔액이 20% 수준 남짓에 불과하고 또 지난해 상고하저의 실적 흐름에서 올해는 상저하고로 바뀌는 것이 하반기부터는 표면상 실적 개선 흐름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