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기업 실적에 주목할 때다`
미국의 거시경제지표 개선추이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힘입어 미국 기업 및 국내 기업실적도 크게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7일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의 7일 연속 순매수 행진에 힘입어 전일보다 5.98포인트 오른 758.98포인트을 기록, 조정 하루 만에 다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해외 모멘텀에 따른 외국인 매수에 의존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의 회복세가 국내 경기 및 기업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이 달 들어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어 지수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갈수록 뚜렷해지는 미국 경제지표 회복세=전일 미국 증시는 거시경제 지표에 힘입어 다우와 나스닥시장이 모두 반등세로 돌아섰다. 8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지난달 76.6에서 81.3으로 높아진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인 79.9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이다. 또 7월 내구재 주문 역시 전월 대비 1.0% 증가해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되는 모습을 보였다.
허진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일 발표된 미국경제 지표의 개선은 설비투자가 지속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그 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통신장비 부문의 악화세가 진정될 것임을 나타냈다”며 “향후 소비자 신뢰지수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잇따라 상향조정되는 미국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경기 회복과 함께 미국 기업들의 주당 순이익(EPS)도 크게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주당순이익은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값으로 해당 기업이 1년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을 의미한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8월 중(7.18~8.14일) 집계된 미국 기업들의 이익전망치는 2ㆍ4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해 꾸준히 상향 조정되고 있다. 특히 최근 3개월간 횡보세를 보였던 S&P500 기업들의 EPS는 이 달 들어 대폭 상향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실적 분석기관인 미 퍼스트콜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올 3ㆍ4분기 EPS 증가율 전망치는 지난 5월 12.6%, 6월 12.5%, 7월 12.8%에서 지난 22일 현재 14%로 올라섰다. 특히 정보기술(IT)부문의 EPS증가율 전망치는 기존의 50% 대에서 70%로 증가했다.
여기에다 기업이익 수정비율(연간 EPS 상향조정 기업수-하향조정 기업수/총 기업수)도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실장은 “1년 예상 EPS가 상향 조정된 기업수가 하향 조정된 기업 수를 크게 웃돌 경우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된다”고 말했다. 기업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 이익이 좋아지고 있어 향후 주가 전망이 밝다는 설명이다.
◇주당순이익(EPS) 증가기업에 대한 관심 높여야=증권거래소가 지난 2000년 이후 금융업과 관리종목 등을 제외한 353개사를 대상으로 주가와 EPS와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EPS가 3년 연속 증가한 법인은 총 59개사로 이들의 올해 평균 주가 상승률은 42.36%로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인 19.99%를 크게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년 연속 EPS가 감소한 20개 법인은 올 평균 3.96% 하락해 시장 전체의 상승세와는 대비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3년 연속 EPS가 증가한 기업 중 주가 상승 폭이 가장 컸던 기업은 삼익LMS로 올 상반기 무려 316.10%나 상승했다. 삼익LMS의 EPS는 지난 2000년 1,252원을 시작으로 해마다 증가해 올 상반기에는 2,380원까지 올랐다. 역시 3년 연속 EPS가 증가한 한국타이어와 동양기전ㆍ성신양회ㆍ현대시멘트 등도 같은 기간 100% 넘는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가는 “저금리, 원ㆍ달러환율 하락세, 해외 유동성 유입에 힘입어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내외 기업들의 3ㆍ4분기 이익개선 기대감과 함께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는 만큼 800선까지는 큰 조정 없이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무분별하게 종목별 순환매를 뒤쫓기 보다는 향후 상승흐름을 주도할 우량 정보기술(IT)주와 하반기 실적호전주에 대한 편입 비중을 늘려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