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북 권력재편 시작됐나/강성산 총리 전격해임 의미

◎와병설 불구 「황 망명」 견책일수도북한 정무원 총리 강성산이 최근 해임된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을 두고 건강악화설과 북한내의 권력재편설이 나오고 있다. 강성산은 지난 69년 자강도당 책임비서시절부터 내내 당뇨와 신장병으로 인해 건강이 몹시 좋지 않아 정상적인 직무수행에 많은 어려움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강총리의 해임에 대해 우선은 건강상의 문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호 통일원 정보분석실장은 『그동안 건강이 안좋았다는 점을 상기해 볼 때 우선은 건강이 심각히 악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북한전문가는 강총리가 황장엽 노동당비서의 망명사건이 있은 직후인 13일에 총리명의로 오스트리아총리에게 축전을 보낸 후 이날 갑자기 해임된 사실이 확인된 점을 지적, 『황비서 망명사건과 연계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지을 수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전문가는 『황비서나 강총리는 모두 모스크바대학에서 유학한 혁명1.5세대들로 나름대로 개혁·개방적인 성향을 가졌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면서 『만약 이같은 분석이 사실이라면 북한내에서는 이미 권력재편작업이 상당부분 추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지난 94년 5월 귀순해온 강명도씨는 강총리의 사위다. 북한헌법에 따르면 북한은 정무원 총리를 국가주석의 제의에 의해 최고인민회의에서 선거하며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출되기 이전까지는 「대리」꼭지를 달게 된다. 한편 총리대리로 발표된 홍성남(72)은 원산의 교육자 집안 출신으로 현재 경제담당 부총리이며 그간 연형묵 전총리 등과 함께 유력한 총리 후보로 부각돼왔던 인물. 그는 지난해 5월 강성산의 연금설, 와병설 등이 나도는 가운데 중국을 방문, 중국·북한 경제기술협조협정을 체결하고 중국으로부터 식량난에 따른 쌀지원 약속을 받아냈으며 당시 한반도 4자 회담문제도 협의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올해 1월1일 현재 권력 서열 15위로 망명을 요청한 황장엽(19위)보다 높으며 경제전반에 관한 탄탄한 실무지식을 바탕으로 정무원내에서 막강한 권한을 갖고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주로 중공업분야에서 활동하다 73년 처음으로 정무원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에 올라 경제전반을 지휘하다가 75년 부총리, 77년 국가계획위원장 자리를 각각 내줘 다소 밀리는듯 했다. 홍성남은 그러나 85년 다시 정무원으로 복귀해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직에 임명됐으며 86년에는 부총리까지 겸임했고 90년 이후 부총리 자리는 유지한 채 국가계획위원장직에 임명됐다가 그만 두었다하는 일을 반복해왔다. 그의 총리 대리 부상은 북한의 경제정책 변화 여부와 관련하여 주목해야 하는 것으로 북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임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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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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