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부활한 한중대항전

제1보(1~12)


일월성배(日月星盃)는 롯데배의 후신이다. 롯데배 한중대항전은 1994년에 창설되어 4회까지 열린 후 중단되었다. 한국과 중국이 각각 5명의 대표를 내세워 선수마다 2회씩 대국하게 한 것이 롯데배였는데 제1회는 한국팀이 이겼고 그 후로 중국이 3년연속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일월성배는 롯데배의 형식을 그대로 따랐지만 대국 회수를 1인당 5회로 늘인 것이 특징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중국의 청소년 기사들이 한국의 정상급 기사들과 여러 번 대국을 하게 해주겠다는 것이 중국기원의 뜻인데 한국기원이 선심을 써서 그 제안을 모두 수용했다. 우승상금이 70만위엔에 불과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선심이 좀 지나쳤다는 견해도 있었다. 제1회 일월성배의 한국대표는 최철한, 박영훈, 유창혁, 송태곤, 김성룡으로 짜여졌다. 이창호와 이세돌은 개인 사정으로 빠졌지만 이미 최철한과 박영훈은 세계 정상으로 공인받은 터이므로 대표단이 약체라는 비판은 일어나지 않았다. 소개하는 바둑은 제2회전의 한판인데 양팀의 주장격인 최철한과 뤄시허의 대결이다. 덤이 7집반. 백6으로 붙인 수는 최철한이 평소에 거의 쓰지 않는 것인데 덤이 7집반인 것을 감안하여 집짓기 위주의 바둑을 모처럼 시도해본 것이었다. 뤄시허는 잠깐 망설이다가 흑7로 밀어 버렸다. 이른바 폭포형 대형정석의 등장인데 뤄시허가 망설인 것은 참고도의 흑1 이하 11로 두는 구도를 고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덤이 7집반이나 되니까 이 그림은 흑이 내키지 않을 겁니다.” 해설까지 맡은 김성룡의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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