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으로 혜택 최대화<BR>자신의 소비패턴 맞게 1~2장만 골라 사용<br>현금서비스 한도 줄여 불필요한 지출 막아야<br>인터넷 가계부 이용 결제내역 점검도 필요
| 신용카드를 쓰는데도 전략이 필요하다. 자신의 소비패턴에 맞는 신용카드 1~2개를 집중해 쓰는 것이 재테크에 유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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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는 이제 ‘지갑 속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현금 대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결제수단은 기본이다. 생활 전반에 걸쳐 각종 할인혜택을 누릴 수 있는 ‘할인권’ 노릇을 하고, 차곡차곡 모아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쌓아두는 ‘저금통’ 역할도 맡는다. 이런 편리함과 혜택을 갖고 있지만 신용카드는 자칫 잘못 쓰면 신용불량의 늪으로 떨어지는 야누스의 얼굴을 갖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카드 사용법을 익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용카드도 ‘선택과 집중’ 필요=지난해 말 현재 경제활동 인구 1인당 평균 카드 보유개수는 3.8개에 달했다. 카드사마다 제공하는 부가서비스가 다르다 보니 카드를 여러 장 갖고 있으면 생활 전반에 걸쳐 많은 혜택을 누릴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착각이다. 카드사마다 차이가 나는 포인트 적립방법과 사용법, 할인혜택을 모두 꿰고 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카드사가 제공하는 혜택을 최대한 누리려면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자신의 소비패턴을 파악해 가장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신용카드를 1~2개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과감히 잘라버리는 게 좋다. 사용하는 카드 숫자가 줄어들면 제공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새롭게 바뀐 내역은 무엇인지 훨씬 쉽게 파악해 활용할 수 있다.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면세점 할인혜택이나 숙박시설 할인 서비스, 또는 높은 마일리지 적립률을 제공하는 카드를 집중해 쓰는 것이 유리하다.
1~2개의 카드만 사용하는 게 유리한 이유는 또 있다. 괜히 이 카드, 저 카드로 분산하는 것보다 한 개의 카드로 많은 금액을 쓰면 VIP로 우대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VIP회원이 되면 각종 할인쿠폰, 각종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혜택, 연회비 우대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여러 장의 카드를 조금씩 사용하게 되면 우대혜택은커녕 여러 장의 카드에서 부과되는 연회비 부담만 늘어날 수 있다. 이 밖에 카드 수가 많아지면 자신의 지출 내역을 파악하는 것이 어려워져 합리적인 지출 관리도 어려워진다.
현금서비스는 급전이 필요할 때 편리하게 돈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자칫 불필요한 지출을 유발하고, 최악의 경우 신용불량으로 내몰리는 원인이 된다. 현재 카드사들이 제시하는 현금서비스 이율은 최저 7~8%대에서 많게는 27~28% 수준이다. 예를 들어 50만원을 20%의 금리로 현금서비스 받았다면 한달 후 이자는 9,000원 정도다. 언뜻 큰 돈이 아닌 것 같지만 할부기간이 길어진다면 그 금액은 크게 늘어나고, 자주 이용하면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따라서 반드시 ‘급전’이 필요할 때만 현금서비스를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처음부터 현금서비스 한도를 줄이는 것도 불필요한 지출을 막는 방법이다.
또 신용카드는 당장 현금이 나가지 않기 때문에 충동구매를 가져오기 십상이다. ‘지름신’이라도 강림한다면 신용카드 결제는 피할 수 없는 유혹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사용할수록 미리미리 지출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소비가 계획에서 초과되지는 않았는지 종종 점검해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 가계부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신용카드와 연계해 결제 내역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쓰더라도 ‘어디에 얼마만큼’ 돈을 썼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신용카드로 ‘세(稅)테크’하자=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연간소득의 15%를 초과하는 카드사용액에 대해 15%의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연봉이 4,000만 원인 사람이 신용카드로 연간 1,000만 원을 결제했다고 가정해보자. 연봉의 15%인 600만 원까지는 소득공제 혜택이 없지만, 600만 원을 넘어서는 나머지 400만원의 15%인 60만 원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신용카드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의 한도는 ‘총 급여액X20%’와 ‘500만원’ 중 적은 금액이다. 여기에는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직불카드, 기명식선불카드 등의 사용금액도 포함된다. 연간소득이 100만원 이하인 부모, 배우자, 자녀의 신용카드 사용 액도 합산해 공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형제자매나 처남, 처제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모든 신용카드 결제금액이 소득 공제 대상은 아니다. 예를 들어, 외국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사용액(외국에서 사용한 자녀 교육비는 인정), 각종 보험료, 유치원, 초ㆍ중ㆍ고, 대학 및 대학원의 수업료 등록금(취학 전 아동 학원비는 인정), 정부ㆍ지방자치단체에 납부하는 국세ㆍ지방세, 고속도로 통행료, 아파트 관리비, 상품권 구입비, 리스료, 전기료, 수도료 등 공과금, 현금서비스 사용금액, 신차 및 중고차 구입 시 신용카드로 결제한 금액 등은 소득 공제 대상으로 인정해 주지 않는다.
공제 대상이 되는 내역을 기억해뒀다가 신용카드로 결제한다면 연말 공제로 의외의 ‘덤’을 챙길 수 있다.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적립부분까지 감안하면 합리적인 신용카드 사용은 짭짤한 재테크 방법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연말공제를 목표로 불필요한 지출을 하거나 충동구매를 합리화하는 소비행태는 신용불량에 이르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