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쉬운 증시 개장식

희망을 안고 시작돼야 할 2003년 주식시장이 출발부터 삐그덕 거렸다. 선물시장 이관문제로 증권거래소 노조가 파업을 벌이면서 증시 사상 처음으로 개장식이 열리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개장식이 꼭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장식이 단순하게 올해 증시의 시작을 알리는 것 외에 올 한해 증시 활황을 바라는 투자자들의 염원과 희망을 담는 행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크다. 가뜩이나 북한 핵 위기에 이라크 전쟁 우려까지 겹쳐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강세장의 희망을 담은 개장식이 취소돼 새해를 맞는 투자자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새해의 화두는 `희망`이다. 사람들마다 새해에는 자신의 처지가 전년보다 나아질 것을 염원한다. 지난해 주가하락으로 큰 손실을 본 투자자들에겐 새해와 희망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 누구나 올해 증시가 지난해의 침체에서 벗어나 상승세로 돌아설 것을 갈망할 것이다. 특히 지난해 증시가 연초보다 13.44%나 하락, 올해 손실을 만회하는 것은 물론 수익을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증시 개장식은 이런 소망을 담는 행사였다. 다행히 개장식이 취소되는 해프닝이 벌어졌지만 개장일 주가가 소폭이나마 올라 투자자들에게 주가상승에 대한 희망을 키워주고 있다. 증시 주변 여건도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북핵 등 대외변수가 불확실하기는 하지만 신정부가 출범하면서 다양한 부양책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또 시장의 투명성 확보가 신정부의 주요 경제정책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시장의 질은 한층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지난해 2조원 이상 빠져 나갔던 외국인의 자금이 올해 다시 국내 증시에 유입될 것이란 분석도 올해 증시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계미년(癸未年) 새해 증시가 출발했다. 시작은 삐끄덕 거렸지만 올 한해 다산(多産)의 상징인 양처럼 투자자들 모두에게 풍요로움을 안겨주길 바란다. 또 선물시장 이관 등 이해 관계자들이 대립하고 있는 난제들도 투자자 입장에서 원만히 해결되길 기원한다. <김현수기자(증권부)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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