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정치와 소셜미디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커뮤니케이션이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바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이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분명하게 증명된 소셜미디어의 위력 때문인지, 선거를 앞두고 많은 정치인들이 소셜미디어에 계정을 개설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정치인들이 보이는 커뮤니케이션 형태이다.


소셜미디어에 새롭게 뛰어드는 정치인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띠는 경우가 많다. 첫째, 무분별한 관계 형성이다. 소셜미디어에 갓 입문한 정치인들은 시간을 두고 진정성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보다는 친구 수 늘리기에 급급한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둘째는, 대상을 고려하지 않은 무차별적인 노출에 집중하는 커뮤니케이션 행태이다. 마지막으로, 선거와 같은 특정 행사가 끝나면 곧바로 소셜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접는 정치인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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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채널이다. 즉 TV광고처럼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를 전달 받을 이들의 성향, 혹은 메시지 전달 후 대중들의 반응 등을 전방위적으로 고려해서 커뮤니케이션해야만 한다는 점과 일정 수준 이상의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기억해야만 한다.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의견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서로 마음을 털어놓을 만한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것과 동일한 맥락으로 생각하면 된다. 정치인들이 진정으로 효과적인 소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다면, 소셜미디어 상에서 종종 얘기되는 페친(페이스북 친구)나 트친(트위터 친구)의 '친구'라는 단어를 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또 내 거주지는 서울인데, 부산에서 출마하는 사람이 친구 신청을 하더니, 부산 관련 정책 이야기만 소셜미디어에 게시하고, 서울 사는 사람이 관심 가질 내용이 아니다라는 댓글이 무수하게 달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동일한 형태의 정보만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이 과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자.

앞에 언급한 두 가지의 바탕에는 지속성이 깔려 있어야만 한다. 선거 기간이라고 해서 갑자기 소셜미디어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운영을 중단하는 것은 소셜미디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고려하는 정치인이라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관계 형성을 위한 시간 투자, 지속성만 기억하고 있어도 보다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모든 소설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에는 진정성이 자리 잡고 있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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