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靑“ 유신독재 망령 되살아나”

한나라 공세에 비판 수위높이며 정면대응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정체성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청와대가 작심한 듯 ‘유신독재의 망령’ ‘독재정권의 뿌리’ ‘반민주적 포퓰리즘 선동’ 등의 격한 용어를 동원해 가면서 한나라당의 공세를 정면으로 대응했다. 청와대 논평으로 이례적인 정도로 긴 A4용지 2장 분량의 논평에서는 한마디로 유신의 뿌리를 가진 한나라당이 검찰독립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최근의 한나라당 공세가 선거 때가 되면 색깔을 들먹이는 독재시대의 낡은 수법이라고 맹공격하고 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참여정부의 매도에 대해 인내심의 한계를 느껴 정면대응하기로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비판의 수의를 높이고 정면 대응 방침을 정한 것은 구시대 유물인 색깔ㆍ이념 논쟁에서 더 이상 수세에 몰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되지만 청와대까지 정쟁에 나서야 하는 비판도 적지 않다. 특히 한나라당을 얼마 전까지 연정의 파트너로 삼자고 구애를 해왔기에 연정구상의 진실성마저 의문을 던지고 있다. ‘역사의 시계추를 유신독재로 되돌리자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은 이병완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정무점검회의를 통해 문안을 다듬은 것이라고 김만수 대변인은 밝혔다. 김만수 대변인은 논평에서 “오래 전 역사의 심판을 받은 유신독재의 망령이 되 살아나 21세기 대한민국의 한복판을 활보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당혹스러움을 느낀다”며 “한나라당이 원하는 것은 진정한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 반공의 이름 아래 인권유린을 서슴지 않았던 냉전독재체제가 아니냐”며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독재정권이 국민과 민주인사를 탄압할 때 주범과 종범을 자처해던 인사들이 근본 뿌리를 이루고 있는 정당”이라며 “민주주의 탄압과 인권유린의 원죄를 저지른 한나라당의 정체성에 대해 사죄와 반성을 하고 난 뒤 정체성과 자유민주주의를 논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과거 독재정권은 중앙정보부, 안기부 등을 앞세워 민주 인사의 공안사건에 대한 검찰의 구형량은 물론이고 법원의 선고형량까지 지시했다"며 "이런 야만의 시대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나라당이 법무장관의 합법적인 수사지휘를 검찰권훼손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있지도 않은 체제 위협을 과장해 국민을 협박하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재보선에 활용하겠다는 정략적 의도”라면서 “과거 독재정권 시절 선거 때만 되면 공안사건을 조작하고 체제위협의 대국민 협박을 반복하던 낡은 수법을 21세기까지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국민이 뽑은 대통령과 정부를 부인하려는 한나라당의 억지야말로 대한민국 헌법을 모독하고 대한민국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도대체 언제까지 반시대적 반국익적 포퓰리즘 선동을 계속할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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