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인 홈플러스 인수전이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홈플러스의 몸값은 7조원 중후반대로 예상되며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25일 선정될 수도 있다.
24일 홈플러스 매각 주관사인 HSBC증권과 영국 테스코그룹이 본입찰을 진행한 결과 국내 최대 PEF인 MBK와 글로벌PEF인 KKR-어피니티 컨소시엄, 칼라일 등 3곳이 최종적으로 본입찰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골드만삭스PIA는 당초 MBK와 컨소시엄을 꾸릴 예정이었으나 인수 후 운영과 인수대금에서 의견 차이가 커 인수전 참여를 포기했다. MBK로서는 골드만삭스PIA를 잃었지만 재무적투자자(FI)로 국민연금을 유치해 최대 1조원의 투자를 약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KKR와 어피니티는 지난 2009년 오비맥주 공동인수 이후 6여년 만에 다시 컨소시엄을 꾸렸다. 오비맥주 경영방식에 대한 입장 차가 커서 이번 컨소시엄 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막판 다른 PEF들과의 경쟁을 고려해 협력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최근 ADT캡스 인수로 저력을 발휘한 칼라일은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 투자청(GIC)과 손을 잡아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로 꼽힌다. 애초 본입찰은 이달 17일로 예정됐지만 입찰 후보들이 추가 실사 기간을 요구해 1주일 늦춰졌다.
앞으로 최종 인수가격이 포함된 인수제안서를 검토한 후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등 최종 인수자 선정 과정에 들어간다. 매각 측의 한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는 HSBC 홍콩 본부에서 우선 파악해 다시 영국 본사에서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일라야 한국시간으로 25일 정도에 선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곳 모두 본입찰에서 7조원 이상을 써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종 가격은 7조원 중후반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시간이 예상보다 더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매각 측에서는 경매호가 방식(프로그레시브)을 택하지 않고 적정 가격이 아닐 경우 유찰시킨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3곳 모두 가격이 비슷하고 7조원이 넘는 대형 딜을 감당할 인수자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경매호가 방식의 2차 입찰을 실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다음달 초까지 늦춰질 수 있다.
한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국내 유통업체들이 PEF의 전략적투자자(SI) 형태로 참여할 가능성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미 홈플러스 매각 예비입찰에서 탈락한 오리온(001800)과 유통 대기업들 중 대형마트가 없는 현대백화점(069960)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